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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두산인프라 인수 가능성 높게 보는 이유

[현장에서]현대중공업그룹, 두산인프라 인수 가능성 높게 보는 이유

등록 2020.09.23 15:09

김정훈

  기자

현대重, 글로벌 시장 매출·점유율 상승 절호의 기회국내 2위 현대건설기계, 1위 인프라코어 M&A 시너지현대건설기계, 현금성 자산 8387억 “인수 자금 충분” 평가

현대건설기계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참여하면 인수 주체는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지주가 될 전망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과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 등 경영진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현대건설기계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참여하면 인수 주체는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지주가 될 전망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과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 등 경영진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오는 28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를 통해 인프라코어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국내 대기업 중 인수 후보 일순위로 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들 유력한 후보로 시장에서 거론되는 이유는 국내 건설기계 2위 업체의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자금 여력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한화그룹의 인수 참여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를 가져갔을 때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기업은 현대중공업그룹 뿐이라는 얘기가 많다. 현대건설기계가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지분 33% 보유한 최대주주 현대중공업지주가 인수 주체가 될 전망이다.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던지면 적정 거래가는 8000억~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투자은행(IB)업계는 보고 있다. 인프라코어 시가총액은 지난 22일 종가 기준 1조9560억원으로 두산중공업이 지분 36%를 보유 중이다. 시장에서 보는 예상 시나리오는 두산중공업이 인프라코어를 밥캣을 거느린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사업회사만 매각하는 방식이다.

두산이 예비입찰 이후 적격 인수후보자를 선정해 본입찰을 마친다면 매각을 확정짓는 단계로 접어든다. 그 다음은 우선협상자 선정과 계약 체결만 남게 된다.

현대건설기계 반기보고서에 올라온 연결 재무상 현금성 자산은 8387억원(별도 기준 6694억원)으로 나타났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작업을 놓고 그룹 차원에서 움직인다면 현대중공업지주에서 부족한 자금은 지원하거나 재무적투자자(FI)와 손을 잡을 수도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현대건설기계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게 되면 매출 및 점유율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계산업전략연구원 등의 자료를 참고하면 2018년 기준 인프라코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7%(9위), 현대건설기계는 1.5%(20위)를 기록했다. 국내 1·2위 건설장비 회사 간 합병이 성사되면 점유율 5% 이상 확보해 볼보건설기계와 어깨를 나란히 겨룰 수 있는 ‘글로벌 빅5’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건설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도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해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공정기계협회(CCMA)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업체별 중국 내 점유율은 두산인프라코어가 7.3%로 6위, 현대건설기계는 3.5%로 8위를 기록했다.

두산이 보유한 건설중장비 사업의 인수 여부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결정권을 쥐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이사장은 현재 회사 경영에선 손을 뗐지만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26.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전문경영인 중에선 현대중공업그룹 2인자인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이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과 머리를 맞대고 인수합병(M&A) 성사 이후 회사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등을 다각도로 검토한 뒤 앞으로 진행될 본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공기영 사장은 현대중공업 건설장비 사업대표 출신으로 건설장비 시장에서 30년 넘게 일해온 전문가로 꼽힌다.

반대로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는데도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는다면 건설기계 시장에선 영원한 국내 2위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양사 간 브랜드 인지도 및 매출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두산인프라코어 매출은 3조9849억원으로 현대건설기계(1조3047억원)보다 3배 많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현대건설기계가 사업 시너지를 포기하고 인수전을 그냥 물보듯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정만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중공업이 두산의 건설기계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것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세계 유수 기업들을 보면 핵심 사업은 M&A로 덩치를 키우면서 동시에 기술개발을 해나가는 전략이 보편적 추세”라고 말했다.

두산이 불확실성이 큰 인프라코어 중국법인 소송 부담을 원매자에게 떠넘기지 않는다면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인프라코어 매각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는 결과 예측이 어려운 소송 건이다.

시장에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가격이 치솟으면 현대중공업그룹이 무리하게 인수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현대건설기계 사업이 두산인프라코어와 중복되는 사업도 있는 만큼, 가급적 낮은 가격에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지난 8월 공시를 통해 인수를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알린 바 있고, 현 시점에서도 회사 방침엔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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