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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하려고”···보험 깨서 삼성전자 산 동학개미

“주식하려고”···보험 깨서 삼성전자 산 동학개미

등록 2020.06.19 07:35

수정 2020.06.19 08:03

조은비

  기자

3월 보험 해약금 월 평균보다 46.6% 늘어보험 해약 환급 사유엔 ‘주식 투자’라 기입은행 예금 등 곳곳에서 주식向 ‘머니무브’

“주식하려고”···보험 깨서 삼성전자 산 동학개미 기사의 사진

최근 동학개미들이 보험까지 해약하면서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금을 깨고 보험을 해약하는 걸 넘어 마이너스 통장, 신용 등 빚투에도 열을 올리는 등 과열 양상을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급박하게 돌아갔던 3월, 국내 보험 해약금은 월 평균보다 50% 가량 치솟았다. 같은 기간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증권 예탁금은 월 평균보다 65% 가량 늘어났다. 보험은 울고, 증권은 웃었다. 뿐만 아니라 5월말 기준 증시대기자금은 44조원으로 20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유동성의 힘을 발휘할 태세를 갖췄다.

◇보험 해지하는 이유? “주식 하려고요”··· 5월엔 예금도 깼다=지난 3월 보험 해약금은 월 평균 해약금 수치인 2.2조원보다 46.6% 늘어난 3.2조원을 기록했다. 반면 3월 증권 예탁금은 월 평균 26조원보다 63.8% 늘어난 43조원을 기록했다. 2분기 보험 해약금 통계는 발표 전이다. 월 평균 수치는 2018년 1분기부터 2020년 1분기까지 약 2년간 평균이다.

보험을 가입했다가 해약할 때, 신청자들은 해약 환급의 주된 사유를 ‘주식 투자’라고 답변했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해약환급금 증가분이 예탁금 증가분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두 지표의 이례적인 변화를 고려할 때 머니 무브가 장기·안전 상품에서 고수익 상품으로 이동하는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은행에서도 큰돈이 유출됐다. 5월 한달새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에 있던 7조9059억이 증발했다. 정기예금 잔액이 4월 521조5373억원에서 5월 513조631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로 추가 인하한 이후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이 늘어나고 있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주식으로 이동, 통계로 가시화···증시주변자금 44조원=금융투자협회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근 20년래 증시대기자금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0년 말 6조원을 기록한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제외)은 지난해 말 27조원을 기록했다. 대체적으로 매해 약 1조~3조 선에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거나 소폭 감소 추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증시대기자금은 ’기록적으로‘ 불어나는 추세다. 연간 증가하는 수치가 달마다 갱신되고 있다. 1월 말 29조원에서 2월 말 31조원으로 약 3조원이 증가했고, 이후 43~44조원을 유지하고 있다. 3달 새 무려 13조원이 증시대기자금으로 유입됐다. 증시대기자금은 증권 투자가 가능한 계좌 잔고를 집계한 액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탁금이 늘어났다는 건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를 하기 위해 계좌에 돈을 채워 넣었다는 의미”라며 “주식시장에 뛰어들려는 사람들이 의지가 높아졌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25조~26조 대에 머물던 예탁금이 올해 3월부터 급격히 증가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경제 불황으로 어렵다 vs 유동성이 이긴다”=이미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6월 초 거의 회복했다. 최소한 올해까지 코로나로 인해 실물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앞 다퉈 나오고 있다. 더 오를 여력이 없다는 회의론자들이 주변에 한 두 명씩 늘어나고 있다. 흔들리기 딱 좋은 시기다. 정말 향후 주가지수는 어떻게 될까.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물 경제와 주식 시장은 괴리가 좀 큰 것 같다”며 “하지만 주식 시장의 흐름은 실물 경기와 관계없이 유동성의 힘으로 올라가니 앞을 예상하는 건 너무너무 어렵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업계 종사자는 “예탁금은 증시에서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기회만 오면 바로 매수 들어갈 수 있는 매수대기자금이 풍부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부동산에서 주식으로의 머니무브도 있어 보인다. 과거 부동산으로 갈 자금이 주식으로 넘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시장 시가총액 규모로 볼 때, 주택 시장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머니무브 본격화 시 유동성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물 경제 불황이 주식 시장마저 집어삼킬 것인가, 유동성에 힘입은 주식 유입 자금의 힘이 이길 것인가. 아무도 모른다. 다만 현재까지는 주식 시장에서 유동성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실제 머니무브는 보험, 은행, 부동산 등 전방위에서 주식 시장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연말에는 동학개미, 또 한 번 웃을 수 있을까.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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