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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HDC현산에 마지막 공 넘어갔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HDC현산에 마지막 공 넘어갔다

등록 2020.06.17 17:26

이세정

  기자

산은, HDC현산 측 재협상 요구 전향적 수용일주일째 묵묵부답 HDC현산, 인수의지 약해채권단 내부서도 매각 불발 가능성 열어둔 듯HDC현산 최종 결정에 따라 매각 여부 판가름

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이 한 층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이미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HDC현산이 포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현재 채권단이 전향적인 자세로 재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꿈적하지 않는 HDC현산의 인수 포기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는 눈치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17일 오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라면서 “HDC현산을 아직 신뢰하고 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진지하게 대화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협상에 나설 의사가 충분하지만, HDC현산의 진정성이 전제되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이유로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자고 요구했다. 특히 HDC현산은 혼선을 방지하고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협상을 서면으로 진행하자는 의사를 전달했다.

산은은 지난 10일 곧바로 HDC현산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하며 대면협의를 강조했다.

이 회장도 이날 “60년대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만나서 얘기하면 된다”며 “서면은 진지한 논의를 하기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HDC현산은 일주일째 회신을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HDC현산의 인수 의지를 접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부분이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한 협상 유효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성패를 속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해외 6개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고, 러시아 1곳의 결과만 남겨둔 상태다. 해외 기업결합 승인은 반드시 선결해야 하는 M&A 조건이다.

이 회장은 “러시아의 합병승인 여부가 나올 때까지 협의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HDC현산이 앞서 재협상 근거로 제시한 주장들에 대해서는 오목조목 반박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한다는 HDC현산의 입장에는 “회계기준 변경이 요인이고, 부채금액을 다소 과대하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서 부적정 의견을 받은 것에 대해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지적한 점에 대해서는 “문제 없다”고 선을 그었다. HDC현산의 부동의에도 차입금 승인 등의 절차를 진행한 것은 불가피한 조치였고, 아시아나항공이 성실히 자료를 제공했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인수 포기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분위기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HDC현산의 인수포기를 대비한 플랜B가 있느냐’는 질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딜이 지연되는 만큼, 대비책을 가져가는 것이 맞다”면서 “인수 포기시 시장상황을 감안해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HDC현산 측 주장에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했음에도, 재협상 의지를 밝힌 것은 HDC현산의 뚜렷한 기류변화를 감지했기 때문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시장 안팎의 관심은 공을 넘겨받은 HDC현산의 결정으로 향하고 있다. 인수 의지만 명확히 한다면 인수 조건을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만큼, 우선 고지를 점했다고도 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HDC현산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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