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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롯데건설, 증권 유동화 비율 높아

[부동산PF 건설업계 뇌관-③]삼성물산·롯데건설, 증권 유동화 비율 높아

등록 2020.04.29 17:34

수정 2020.04.29 20:27

이수정

  기자

삼성·롯데 유동화증권/현금자산=100%↑대우·GS건설 75~76%···현대 52%로 집계“단기채권·부동산 축소되면 위험 될수도”

삼성물산·롯데건설, 증권 유동화 비율 높아 기사의 사진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이하 현금자산) 대비 증권사 유동화증권 비율이 100%가 넘는 것으로 집계돼, 국내 대형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이 70%대로 뒤를 이었고, 현대건설이 50%대를 기록하면서 4위를 차지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유동화증권이 있지만 구체적인 규모 공개를 거부했다.

현금자산 대비 유동화증권 비율이 높다고 해서 재무 건전성에 당장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사태에 따른 부동산 경기 및 해외 건설 시장의 위축으로 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기업 현금 흐름과 타 사업장에 연쇄적 지장을 줄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쪼그라드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유동화증권 채무보증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ABCP 등 증권사 시장형 담보 증권은 고금리(이자 8~10%) 단기 채권이다. 만약 시장 상황 악화 등으로 증권사에서 일시에 보증을 정리하면 건설사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2019년 말 단일 재무제표 기준 현금자산 금액은 총 1조7억원이다. 반면 ABCP·ABSTB(자산담보채권·전자단기사채) 등 시장형 단기 담보 사채는 2조2971억원(현금자산 대비 229%)으로 됐다.

롯데건설의 경우 현금자산 금액은 총 8146억원, 단기 담보 사채는 총 1조2197억원(150%)으로 나타났다. 두 건설사가 당장 가진 현금보다 유동화증권을 통해 얻어놓은 빚이 더 많은 셈이다.

대우건설의 증권사 담보 사채는 6575억원으로 현금자산(8694억원)의 76% 규모다. GS건설의 경우 현금자산이 1조5986억원으로 비교적 많았지만, 유동화 증권 규모도 1조1941억원에 달해 자산 대비 증권 비율이 75%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현금자산이 1조6038억원, 유동화 증권 규모 8350억원으로 나타나 5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PF유동화증권 시장상황이 건설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PF ABCP/현금성자산 비율을 50% 기준으로 조사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롯데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현대건설은 상대적으로 현금 흐름 경색 고위험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 배영찬 평가전문위원은 “50%라는 정식 기준이라기보단 조사과정에서 임의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하며 “건설사의 경우 PF ABCP 등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신용 및 유동성 보강을 제공하고 있어 PF유동화증권 차환위험 확대는 건설사 재무유동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 환매조건부채권 거래와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정부의 시장안정책이 나오면서 일부 불안이 해소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단기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단기자금시장 불안감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금 자산 대비 유동화증권 비율이 50%가 넘지 않는 건설사는 ▲한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림산업 ▲SK건설 ▲포스코건설 등이었다.

한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각각 42%, 41% 비율로 나타났다. 한화건설의 현금자산은 8451억원, 유동화증권 총 금액은 356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설사 가운데 단일 재무제표 기준 현금자산이 2조2120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나 유동화 증권 규모는 9136억원으로 나타났다.

대림산업과 SK건설, 포스코건설은 현금자산 대비 유동화증권 채무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회사 재무 가치를 높이기 위해 PF 등 유동화 증권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편”이라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유동화증권이 기업 현금흐름에 지금 당장 큰 타격을 주진 않지만, 한 사업장이 무너졌을 때 타 사업장에도 연쇄적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건설 담당)은 “단순히 현금자산 대비 유동화 증권 비율이 높다고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상황과 증권사의 스탠스에 따라 향후 리스크가 생길 소지가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자율이 8~10%로 높은 대출인 데다, 기간도 짧기 때문에 사실 현금이 많은 기업일수록 이런 증권을 많이 이용하진 않는다”며 “증권가에서는 아직 건설사 자체가 도산할 정도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필요는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유동화증권 자체가 나쁘다고 볼 수 없다. 건설사가 대출한 현금으로 미래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한다면 기업가치는 올라 갈 수 있다”며 “다만 현금자산 대비 유동화증권 비율이 높을수록 단기채권시장 경색이 악화할 경우 건설사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요인이라는 건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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