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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일부사업 매각설 끊이지 않는 까닭

[NW리포트]LG화학, 일부사업 매각설 끊이지 않는 까닭

등록 2019.11.15 13:13

수정 2019.11.15 14:15

임정혁

  기자

신학철 부회장 핸들잡은 이후 경영기조 달라져내부 사업부서 재편에 글로벌 기업 인수전 참여재빠른 여수공장 사과에 공격적 소송 불사 경영신 부회장 포트폴리오 재구상 행보가 매각설 키워

LG화학, 일부사업 매각설 끊이지 않는 까닭 기사의 사진

LG화학을 둘러싸고 일부 사업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는 LG화학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신학철 부회장의 행보로 인해 매각설이 떠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은 관련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강력 부인하고 있지만 신 부회장의 행보로 볼 때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신 부회장이 10여개월이라는 짧은 재임기간 동안 써 내려 간 경영일지가 그만큼 큰 파급력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2달째 이어지고 있는 LCD 일부사업 매각설···LG디스플레이 영향? = 15일 재계 일각에서 나온 분석을 종합하면 LG화학의 LCD(액정표시장치) 소재 사업 부문 매각설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LG화학이 배터리 중심의 사업 재편 과정에 중국의 추격이 거센 LCD 소재 사업 중 편광판과 유리기판 사업을 매각한다는 게 골자다.

LG화학은 지난 9월 조회공시에서 “편광판 등 사업 경쟁력 강화와 사업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매각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로 LG화학과 밀접한 LG디스플레이의 LCD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사업 전환을 꼽고 있다. LG화학은 그간 LCD 감광재 생산 물량 80%를 LG디스플레이에 공급했다. LG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OLED 사업에 대규모 투자하는 등 사업 전환을 하는 상황에서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출근 10개월 만에 180도 뒤바꾼 신학철의 경영 일지 = 거시적으론 지난 1월 공식 출근한 신학철(62)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의 존재가 꼽힌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총수에 오른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1호 영입 인사다.

특히 1947년 창사 이후 LG화학이 외부 출신 CEO를 영입한 건 신 부회장이 처음이다. LG그룹 전체로 보면 2004년 해태제과에서 LG생활건강에 영입된 차석용 부회장과 2010년 KT에서 합류해 2015년 물러난 이상철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에 이어 3번째 외부 인사다.

구 회장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뉴저지 법인에서 일하며 신 부회장을 눈여겨본 뒤 연말 인사를 앞두고 영입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25년간 글로벌 기업에서 해 온 실무 노하우를 우리나라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사용하고 싶다고 생각에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한국3M 평사원으로 입사해 본사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의사 결정과정이 빠르면서도 치밀한 동시에 전형적인 외유내강 성격으로 분류된다.

이제 막 LG화학 수장으로 10개월여를 넘겼지만 신 부회장의 발 빠른 의사결정은 남다르다. 취임 직후 정보전자사업부와 재료사업부를 합병하고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 사업본부는 편광판과 OLED용 필름 등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사업으로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LG그룹 전사적인 분위기와도 맞물려 있다.

이후 신 부회장은 미국 듀폰의 솔루블 OLED사업부문을 약 2000억원에 인수하고 독일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야 인수전도 참여했다. 환경부가 여수 공장에서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조작했다고 결론 내리자 신 부회장은 곧바로 본인 명의의 사과 성명서를 내고 공장을 폐쇄했다.

지난 7월 경상북도 구미시와 손잡은 ‘구미형 일자리’ 투자협약식에는 부친상을 당한 중에도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이 별도 환담에서 신 부회장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과 국제소송전은 달라진 LG화학의 변화상을 가장 잘 나타낸다. 이와 관련 LG화학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기엔 굉장히 숙고한 끝에 내린 결정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신 부회장 취임 이후 업무 파악을 하는 과정에서 부당하다고 판단, 신속하게 소송전에 돌입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3M 재직 시절 수많은 국제소송 경험이 있는 신 회장이 LG화학 부임 이후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소송을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신 부회장의 포트폴리오 재구상 행보가 매각설 나도는 이유” = 신 부회장의 숙제로는 전체 매출 중 60%에 이르는 장치 산업인 석유화학 의존도를 낮추고 전지 사업 비중을 높이는 것이 꼽힌다. 불확실성이 끊이지 않는 중국 시장 비중을 50% 이하로 줄이고 비교적 사업 안정성이 확보되는 미국과 유럽 시장 매출은 이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리는 것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 연장선에서 LG화학은 최근 중국 지리자동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배터리 집중’ 모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부회장이 포트폴리오를 재구상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일부사업의 매각설이 흘러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LG화학의 내년 연결기준 매출액 37조5000억원에 영업이익 2조25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이는 올해 4분기까지 포함한 추정치와 비교해 매출은 30%에 오르고 영업이익은 90% 늘어나는 수치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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