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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급감 서부발전⋯기약없는 턴어라운드

[공기업 경영해부-⑤발전5사]순익 급감 서부발전⋯기약없는 턴어라운드

등록 2019.05.20 14:34

수정 2019.05.20 14:35

주현철

  기자

작년 348억 순손실 이어 1분기 영업익 74%↓, 매출 19%↓실적 부진에 배당금도 ‘0’⋯온실가스 배출권 비용 더 증가경영평가 2016년 A등급 → 2017년 C등급⋯2018년도 ‘흐림’

순익 급감 서부발전⋯기약없는 턴어라운드 기사의 사진

최근 다수의 에너지 공기업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한국서부발전 역시 순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정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 서부발전의 부진한 경영실적은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부발전의 1분기 매출액은 1조1306억7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8.96% 감소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510억6400만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무려 73.17% 줄어든 것이다.

특히 서부발전은 2016년보다 4280억원이 감소한 3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2016년 3931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2017년 1028억원 그리고 2018년 -348억원으로 크게 악화됐다.

영업이익 또한 급감했다. 2014년 이후 서부발전의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8년 당기순이익 등이 급감한 이유에 대해 서부발전은 원자력 공급량 감소와 LNG 사용량 증가 등에 따른 재료비 증가, RPS 의무이행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을 꼽는다.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탈석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입단가가 높은 LNG 발전의 비중을 높인 영향이다(2016년 22.4%→2018년 26.8%). 문제는 이 시기 LNG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kWh당 구매단가가 상승했다는데 있다(2016년 101.2원→2018년 121.2원). 이에 따라 전력구입비가 대폭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서부발전은 최근 영업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추가 구매비용까지 떠안아 향후 경영개선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부족한 온실가스 배출권을 구매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3년간 최대 2061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서부발전에 3년간 무상 할당된 온실가스 배출권은 최소 1억 740톤, 최대 1억 1162톤으로 예상 배출량 1억 1727만 톤에서 최대 877만 톤 부족하다. 서부발전은 부족한 온실가스 배출권을 구매하기 위해 최소 1068억 원에서 최대 2061억 원을 지출해야 한다.

추가 구매비용은 톤당 2만 3500원을 적용해 산출한 것으로 배출권 거래가는 거래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가능하다. 지난 2015년 1월 온실가스가 처음 거래될 당시 배출권 1톤은 8640원에 거래됐다. 이같은 온실가스 배출권 추가 구매 비용은 최근 몇년간 영업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서부발전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부발전은 적자전환에도 어김없이 농어촌상생기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납부해야 하는 상생기금은 발전사별로 50억~70억원이다. 2017년 출범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피해를 본 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이다. 발전 공기업들이 중심이 돼 2026년까지 총 1조원을 모으는 게 목표다.

정부가 올해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사회통합·상생협력 등 사회적 가치 지표의 비중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도 부담이다. 공기업 평가 때 이 지표의 배점이 종전 19점에서 30점으로 크게 높아졌다. 적자가 나더라도 ‘사회공헌세’를 우선해야 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서부발전은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규환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출자회사 수입배당금 현황’자료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지난해 배당을 받지 못했다.

서부발전은 탈석탄 정책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6년만 해도 500억~70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던 에너지 공기업이다. 에너지업계는 정부가 미세먼지·온실가스 대책으로 석탄화력 발전소 가동률을 조정하면서 한전의 발전 자회사들이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규환 의원은 “정부의 급진적인 탈석탄 정책으로 한전의 발전(석탄화력) 자회사들의 실적이 점점 더 악화될 것”이라며 “정부는 에너지 공기업 실적 악화와 투자매력도 감소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부발전의 정부 성적표 전망도 밝지 않다. 2016년 서부발전은 발전5사 중 유일하게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2016년 정하황 전 사장이 인선되는 과정에서 점수를 바꿔치기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2017년 평가등급이 C등급으로 추락했다.

이후 2018년 경영 평가도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2018년 12월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사망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중대한 안전 책임·의무를 위반한 기관은 경영평가 등급을 낮추기로 했다.

또 3월 열린 201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워크숍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공공기관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때문에 사망사고가 발생한 서부발전이 좋은 경영평가 등급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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