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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매각 암초 만났다

롯데카드 매각 암초 만났다

등록 2019.05.13 13:33

한재희

  기자

KT새노조, 한앤컴퍼니 대표 탈세 혐의 고발벌금형 이상 받으면 대주주 결격 사유 해당당국 “法결정까지 적격성 심사 중단 될수도”

사진=뉴스웨이 DB사진=뉴스웨이 DB

롯데카드 매각에 뜻밖의 암초가 등장했다. 우선인수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최고경영자(CEO) 한상원 대표가 검찰수사 대상이 되면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 대표가 벌금형 이상을 받게 되면 이번 인수건은 무위(無爲)로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금융권 등 업계에 따르면 KT 새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올해 3월 서울중앙지검에 황창규 회장 등 KT 고위 관계자들과 한 대표를 함께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8일 고발인 조사를 함으로써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황 회장 등이 지난 2016년 10월 KT와 그 종속기업 나스미디어가 한앤컴퍼니의 엔서치마케팅(현 플레이디)을 600억원에 사들이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KT와 나스미디어는 각각 200억원(지분 33.3%)과 400억원(지분 66.7%)에 엔서치마케팅을 인수했다.

당시 황 회장이 엔서치마케팅의 공정가치보다 424억여원 더 높은 인수 가격을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고 한앤컴퍼니는 초과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 1월 시민단체 ‘플랜다스의계’는 KT와 매각 주체 한앤컴퍼니 등에 대해 국세청에 탈세신고서를 제출했다. 엔서치마케팅의 공정가액이 176억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국세청은 이 탈세신고 건을 접수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검찰 수사 결과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영향을 미칠 결과가 나온다면 롯데카드 인수는 무산될 수 있다.

신용카드사는 인가업종이기 때문에 본계약 체결 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금융감독원이 진행하며 최종 승인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이루어지는데 M&A 구조와 인수자금 조달방안, 경영계획 등을 비롯해 금융관련법령,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위반여부 등을 모두 심사하게 된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에 따르면 금융회사 지분을 사들여 대주주가 되려는 법인의 최대주주와 대표자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자격 요건이 있다.

또 신청자(대주주)에 대한 형사소송이나 금융위, 공정위, 국세청, 검찰청, 금감원 등의 조사·검사가 진행되고 그 내용이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중단할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 대주주 변경과 관련한 적격성 심사를 요청하면 금감원이 대주주가 될 자격이 있는지 판단한다”하면서 “지배구조법상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게되면 대주주로서 결격 사유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롯데카드 내부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롯데카드 노동조합이 한앤컴퍼니의 인수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하면서 인수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롯데카드 노조는 사내에 공고한 입장문에서 “한앤컴퍼니는 금융사를 운영한 경험이 없으며 경영 능력을 증명한 바도 없다”며 “이런 조직에 롯데카드가 매각된다면 밝은 미래를 전망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앤컴퍼니가 고액을 제시한 의도, 구조조정 등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전언이다. 노조가 롯데카드 임직원을 대상으로 회사 매각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임직원 87%가 매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롯데 지주는 지난 3일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당시 가격뿐 아니라 다양한 비가격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면서 임직원의 고용보장과 인수 이후 시너지와 성장성, 매수자의 경영 역량, 롯데그룹과의 협력 방안 등을 다각도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경쟁자였던 하나금융과 MBK파트너스·우리금융보다 컨소시엄 보다 높은 가격을 제안하면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금융지주를 인수 유력 후보로 점쳤지만 인수 가격과 롯데그룹과의 제휴관계 등의 이유로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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