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8일 목요일

  • 서울 9℃

  • 인천 10℃

  • 백령 7℃

  • 춘천 9℃

  • 강릉 9℃

  • 청주 9℃

  • 수원 10℃

  • 안동 8℃

  • 울릉도 10℃

  • 독도 10℃

  • 대전 9℃

  • 전주 10℃

  • 광주 11℃

  • 목포 10℃

  • 여수 12℃

  • 대구 9℃

  • 울산 11℃

  • 창원 10℃

  • 부산 14℃

  • 제주 12℃

新외감법 시행에 몸살 앓는 상장사들

[NW리포트]新외감법 시행에 몸살 앓는 상장사들

등록 2019.03.28 10:45

이지숙

  기자

동부제철·케어젠·웅진에너지 감사의견 ‘비적정’코스피 3곳·코스닥 15곳 감사보고서 미제출“보수적인 회계평가 투자자들에겐 긍정적”

강화된 외부감사법에 감사의견 ‘비적정’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2018년 11월 외부감사법이 개정되며 감사시스템이 강화와 함께 회계법인 처벌 강도가 높아지자 ‘봐주기 감사’ 문화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외감법의 주요 내용은 외부 감사 대상 회사 확대, 회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강화, 상장사에 대한 주기적 감사인 지정 및 표준감사시간 도입, 회계 부정 및 부실 감사에 대한 제재 강화다.

하지만 이 같이 회계감사가 강화되며 올해 상장사들은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반대로 일부에서는 외부감사인의 보수적인 회계 평가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근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재감사를 거쳐 감사의견 적정을 받은 가운데 지난 26일 동부제철도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의 감사의견으로 ‘한정’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웅진에너지도 27일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아 28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新외감법 시행에 몸살 앓는 상장사들 기사의 사진

이 밖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플루스바이오팜이 ‘의견한정’, 신한과 컨버즈가 ‘의견거절’을 받은 상태다.

코스닥시장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28일 현재 영신금속, 코렌텍이 ‘의견한정’ 솔트웍스, 모다, 케어젠, 라이트론, KD건설 등 20개 기업이 ‘의견거절’을 받아 총 22개사가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았다.

특히 시가총액 8218억원, 코스닥 42위 케어젠의 감사의견 ‘의견거절’은 시장에 주는 충격이 컸다. 중견 제약업체인 케어젠은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코스닥 150지수에도 편입된 기업이다.

제때 감사보고서를 내지 못한 지각생들도 무더기로 발생했다. 28일 오전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동양물산기업, 세화아이엠씨, 웅진 등 3곳, 코스닥시장에서는 퓨전데이타, 청담러닝, 경남제약, 차바이오텍 등 15곳이 아직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을 넘긴 기업이 18곳인 만큼 향후 비적정 의견을 받는 상장사도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감사대란의 이유로 ‘엄격해진 회계기준’을 꼽고 있다.

개정된 외부감사법은 감사인을 주기적으로 교체해 감사인 간에도 서로 검토하는 크로스체크를 하도록 했고 표준감사시간을 마련해 기존 대비 최대 2배 가까운 감사시간을 투입하도록 했다.

특히 금융당국은 2019년 회계부터 220개 상장사에 대해 주기적 감사인 선임을 예고한 상태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상장회사와 소유·경영 미분리 대형비상장사(자산 1000억원 이상, 대표이사 지분 50% 이상)의 경우 2020년부터 감사인을 6년 동안 자유선임하고 그 뒤 3년 간은 금융당국이 지정한 감사인을 선임해야 한다.

이 밖에도 감사인이 단순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맞는지 평가하는 것 외에 자금 동향, 노조 파업, 규제변화 등 경영 전반의 핵심 유의사항을 점검해 감사보고서에 기재하는 ‘핵심감사제’가 2020년까지 모든 상장사로 확대된다.

新외감법 시행에 몸살 앓는 상장사들 기사의 사진

한 업계 관계자는 “회계감사 기간이 집중돼 있다 보니 코스닥 기업의 경우 실질적인 감사기간이 2~3주에 불과하다”며 “2월 대기업 감사가 마무리되면 중소기업으로 넘어오는 것이 관례로 이에 따라 주총과 감사기간이 몰릴 수 밖에 없고 기업과 감사인 모두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보유한 비상장주식에 대한 평가문제, 대손충당금 설정 규모 등에 대해 회계법인과 기업간의 의견불일치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작년 증빙을 하나 요구했다면 올해의 경우 4~5개를 요구해 외부감사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와 외부 감사인의 의견 충돌은 충당부채와 손상 차손, 진행률 인식, 공정가치 평가 등 주로 추정에 의해 산정되는 계정 과목에서 발생한다”며 “신외감법으로 외부 감사인은 이러한 계정에 대해 보다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앞으로 외부 감사인이 적정의견을 표명했음에도 제무재표에 심각한 오류가 있을 수 있는 ‘감사 위험’의 감소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 연구원은 “감독 당국에 의한 회계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의 시행으로 외부 감사인은 과거보다 독립된 감사를 수행, 향후 ‘비적정’ 감사의견 비중은 높아질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감사위험 감소는 재무제표 이용자인 투자자에게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회계감사가 깐깐해지며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난 면은 인정하나 투자자 사이드에서 살펴보면 회계정보 실효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투자자에게 신뢰성 있는 보고서를 제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의 경우 외감법 개정 후 첫 해인 만큼 더 진통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운영의 묘가 반영되지 못한 만큼 향후 경험이 쌓이면 올해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