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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이슈로 돌아본 기업가치

[대우건설 매각] 최근 3년간 이슈로 돌아본 기업가치

등록 2017.11.22 07:15

이보미

  기자

회계 트라우마·빅배스·CEO 리스크 등3대 이슈 털어내고 매각 닻 올린 대우건설실적 부진·주가 하락·경기 침체에 발목“매각 장기화 불가피해지나” 우려 목소리도

송문선 대우건설 대표(왼쪽)과 건물 전경.송문선 대우건설 대표(왼쪽)과 건물 전경.

대우건설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매각의 성패는 주가와 최종 매각가로 이어지는 대우건설의 재무 구조, 경영 상태, 실적 등을 기반한 기업의 미래 가치가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분식회계 중징계·빅배스 단행·CEO 리스크’···다사다난했던 대우건설 3년

최근 3년간 대우건설 기업 가치의 근간이 될 만한 주요 사건으로는 크게 지난 2015년 받았던 분식회계 관련 중징계 처분과, 안진회계법인의 거절의견에서 이어진 빅배스(Big bath) 단행, ‘최순실 낙하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찬민 대우건설 사장의 사퇴 등이 있었다.

무엇보다 대우건설의 분식회계설은 지난 2013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우건설 전 직원이 금융감독원에 내부 자료를 보내 회사가 회계기준을 위반했다고 제보하면서부터다. 당시 대우건설은 회계 조작을 통해 1조원대의 부실을 숨겨 왔으며 이를 수년간 몰래 털어내려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우건설은 이같은 회계 조작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금융당국은 감리를 진행한 결과 착수 1년 9개월만인 지난 2015년 9월 대우건설이 공사손실충당금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3900억원대 분식 회계를 했다고 결론을 짓고 당시 부과할 수 있는 최대 과징금인 20억원 중징계를 내렸다. 이외에도 금융당국은 현직 대표이사에게도 1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2년간 감사인을 지정하도록 하는 등 처분을 결정했다. 때문에 대우건설은 외부감사인이 삼일회계법인에서 안진회계법인으로 강제 교체됐다.

대우건설의 회계 트라우마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초 매각을 앞두고 기업 가치 올리기에 여념이 없던 대우건설이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지난해 3분기 회계 감사 결과 ‘의견거절’을 받게 된 것이다. 이는 외부감사인이 감사대상 기업에 낼 수 있는 의견 중 가장 안좋은 평가다. 때문에 당시 업계에선 국내 4대 회계법인이 상장기업에 의견거절을 낸 것이 흔치 않은데다 대우 역사상 감사거절을 받은 적도 처음이어서, 당시 안진이 다른 건설사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 것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되도 했다.

이를 계기로 대우건설은 잠재 부실로 지목된 미청구공사 대금을 손익에 반영하는 등 ‘빅배스’를 단행한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수천억원 대 손실을 일시에 반영한 것. 결과적으로 대우건설은 지난해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50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한번에 부실을 털어내고 매각 성사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최순실 낙하산 인사’ 논란에 중심에 있던 박창민 전 대우건설 사장도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CEO 리스크까지 정리됐다.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은 지난 8월 14일자로 사퇴를 표명했다. 당시 대우건설은 박 전 사장이 갑자기 사임을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대우건설 매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최순실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자 CEO 리스크가 회사 매각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에 부담을 느껴 자진사퇴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대우건설은 마지막 CEO 리스크까지 털어내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 매각 완주까진 ‘산넘어 산’··· ‘3분기 실적 쇼크·주가 하락·건설 경기 침체 전망’ 3중고

이처럼 매각 준비 과정에서 극복한 수많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우건설의 매각 성공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내외 건설 경기 전망이 어두운데다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 쇼크 등으로 인한 기업 가치 저평가와 맞물려 매각 본격화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타는 등 좀처럼 탄력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기업의 매각이 공시화되면 경영 정상화와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에선 호재로 작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의 경우에도 지난 10월말 이동걸 사업은행 회장이 국정감사를 통해 대우건설 매각 의지를 천명할 당시만 해도 주가는 7500원선을 넘었었다.

그러나 달아오르던 대우건설의 주가는 이달 들어 하락 반전했다. 지난 2일에는 공매도만 약 170만주 나오며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대우건설 예비 입찰은 지난 6~13일 진행됐지만 그간 9일과 10일을 제외하곤 대우건설의 주가가 오른적이 없다. 지난 20일에는 579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달 25일 대우건설 주가가 7580원에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약 27% 가량 떨어진 셈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대우건설 매각 이슈에 대한 윤곽도 어느 정도 나왓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이에 실망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이탈이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올해 3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한참 밑돌는데다 내년 건설 시장 침체 전망까지 더해져 대우건설의 매각 성사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대우건설은 3분기 경영실적 잠정집계 결과 매출 3조980억원, 영업이익 1138억원, 당기순이익 8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4%, 7.0% 늘어난 수치지만 지난해 말 빅 배스를 감행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의 약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선 대우건설의 매각이 무산되거나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산업은행이 조 단위 손실에도 불구하고 매각가에 구애 받지 않겠다는 강한 매각 의지를 밝히고 있기 때문에 쉽게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국내에선 적극적인 업체가 없는데다 해외 자본에 매각될 경우 헐값 매각 지적과 국부 유출 등 잡음이 예상되고 있어 과정이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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