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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으로 출발한 호반건설, 500명 넘어 5000명 도약하나

[대우건설 매각] 5명으로 출발한 호반건설, 500명 넘어 5000명 도약하나

등록 2017.11.17 15:41

수정 2017.11.17 16:43

이보미

  기자

호반, 대우건설 인수 적격대상자로 선정탄탄한 자금력 바탕···인수 유력 후보로다만 신중 행보로···인수 가능성은 ‘미지수’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광주상공회의소)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광주상공회의소)

최근 대우건설 인수전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한 인수 적격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호반건설이 자신들보다도 덩치가 훨씬 큰 대우건설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 인수전 완주 여부도 업계 최대 관심사다. 직원 5명으로 출발한 호반건설이 500여 명으로 성장한 이후 이제 직원수 5000여 명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금융권과 건설 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10여 개 업체 가운데 호반건설 등 3~4개사를 적격대상자로 선정했다. 적격 대상 업체는 다음주부터 대우건설 매수를 위한 실사에 들어간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중 본입찰을 진행해 내년 1월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국내 유일 대우건설 인수 적격대상자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호반건설은 호반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주택전문 건설사다. 전남 보성 출신으로 조선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창업주 김상열 회장이 지난 1989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자본금 1억원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반이 설립될 당시 김 회장의 나이는 28세였다. 직원 5명으로 출발한 호반은 광주광역시 북구 삼각동 부지를 헐값에 매입해 호반맨션아파트 148가구를 지었고, 이 아파트가 완판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의 호반건설 모체는 1996년 8월 팩토링 금융과 단기자금지원사업을 목적으로 ‘호반’이 설립한 현대파이낸스(주)이며, 이는 1997년 11월 현대여신금융(주)으로, 1999년 1월 신화개발(주)로 변경됐고, 같은해 11월 신화개발이 호반의 건설사업부문을 인수한 뒤, 2000년 1월 호반건설산업(주)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건설사업이 시작됐다.

무엇보다 호반건설은 1998년 외환위기(IMF) 이후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IMF사태로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각종 부동산을 헐값에 내놓았으나 김상열 회장은 그동안 축적한 현금으로 헐값에 나온 알짜 부지를 사들여 ‘호반 리젠시빌’이라는 아파트를 짓고 분양에 성공했다. 이때부터 울산, 대구, 천안 등으로 사세를 확장해갔다. 호반건설은 계열사를 동원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다수의 택지지구를 사들여 공공택지사업에 주력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직원 5명에서 시작됐던 호반건설은 이제 약 500여 명에 달하는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고, 올해 국토교통부 선정 시공능력평가 13위에 오르며 삼성엔지니어링과 금호산업, 태영건설, 두산건설, 쌍용건설 등 보다도 우위에 있다. 아직도 호반건설의 최대주주는 김상열 회장이며 김 회장의 보유지분은 29.1%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호반건설의 유동자산은 1조1316억원에 달하며, 특히 국내 주택사업 부문 호황으로 총 자산이 올해 7조10억원으로 증가해 지난 9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부채비율은 18.7%에 불과할 정도로 건전한 재정 상태를 보이며 국내 재계 순위는 47위로 올라있다.

만약 이번에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시공능력 평가순위는 단숨에 3위로 도약하며, 전국구 건설사로 발도움할 수 있게 된다. 더욱이 호반건설이 국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만큼 해외 플랜트 사업을 하는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새 발판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우건설 매각 대금이 2조원에 달하는데다 최근 M&A시장에서 호반건설의 매우 신중한 행보를 돌이켜 봤을 때 대우건설 매각을 자세히 검토한 후 큰 매리트가 없다고 결론이 나면 본 입찰까지 완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많다. 그간 호반건설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M&A 시장에서 금호산업과 동부건설, 한국종합기술, SK증권 등 다양한 분야의 인수전에 관심을 보였지만 지난해 울트라건설과 올해 퍼시픽랜드 인수 외에 크게 일을 벌인 적은 없었다.

또한 자금력이 충분하다고 해도 대우건설 매각가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반건설이 1조 원 이상의 자금력을 갖추고 있지만 2조 원 규모의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면 금융기관의 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차입금을 되도록 쓰지 않는 무차입 경영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예비입찰에서 호반건설은 인수대금을 1조4000억원 갸량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산업은행이 매각하는 대우건설의 지분 50.75%의 시장가격인 1조3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대우건설이 가격 매리트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호반건설도 무리하면서까지 밀어붙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호반건설 관계자는 “M&A와 관련해선 회사 내부에서도 어떤 내용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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