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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금지령 잊었나?···금피아 논란 ‘일파만파’

낙하산 금지령 잊었나?···금피아 논란 ‘일파만파’

등록 2016.03.21 15:54

수정 2016.03.21 16:02

박종준

,  

이지영

,  

장가람

  기자

이은태 전 금감원 부원장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 유력시롯데손보 문재우 전 손보협회장 등 보험업계 주총서 사외이사 대거 영입

금융권이 금피아(금융관료+마피아)의 낙하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은행권에 이어 증권사, 보험사 등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 잠시 주춤했던 낙하산 인사가 수면위로 부상했다.

◇‘낙하산 인사’ 증권가 투하 = 얼마 전 은행권을 내습했던 ‘낙하산 인사’ 태풍이 최근 증권가에 상륙한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에 이은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KDB산업은행은 KDB대우증권 수석부사장에 민경진 전 산업은행 부행장을 이미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작년 취임한 이해선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한국거래소의 최경수 이사장(전 현대증권 사장)도 낙하산 인사 의혹이 불거진 바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이 위원장은 금융위원회 출신이고, 수장인 최경수 이사장은 취임 당시인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일한 전력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한국거래소측에서는 “보도와 달리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민 전 산업은행 부행장의 KDB대우증권 수석부사장 내정을 두고도 말이 많다.

KDB대우증권은 KDB산업은행의 금융자회사였다가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사들인 국내 1위의 증권사로 대주주 변경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민 전 산업은행 부행장의 KDB수석부사장 내정은 보은 인사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산업은행은 “KDB대우증권 인수는 입찰가로 결정됐으며, 인사가 영향을 끼친 건 아니다”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관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도 “2013년 이후 KDB계열사 간에 이동 인사를 해온 것으로 안다”며 “아직 대주주 적격 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 관련한 보은인사는 말도 안 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보험업계 슬그머니 자리잡은 관피아= 보험업계에서는 업계를 떠났던 관료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하면서 잠잠하던 금피아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한화손보, 현대해상, 코리안리,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삼성생명, KB손보 등은 이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관료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롯데손보는 문재우 전 손보협회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문재우 전 회장은 지난 2002년 금융감독위원회 실장을 거쳐 2007년 금감원 감사와 2010년 손보협회장을 지낸 바 있다.

코리안리는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과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은 지난 2001년 우리금융그룹 부회장과 2008년 초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후 2009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김창록 전 산은총재는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거쳐 지난 2005년 산은총재에 오른 바 있다.

동부화재는 김성국 전 IBK신용정보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 전 대표는 재정경제부에서 행정주사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사무국 의사총괄과장을 지냈다.

삼성화재도 오수상 전 생명보험협회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오 전 부회장은 보험감독원으로 입사해 금감원 손해보험서비스국장과 런던사무소장을 지냈다. 지난 2012년 생명보험협회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지난해 9월 임기만료로 물러났다.

삼성생명은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허경욱 전 차관은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국책과제비서관을 거쳐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을 지낸 고위 경제관료 출신이다.

현대해상도 성인석 전 MG손해보험 부사장을 새 감사로 선임했다. 성 감사는 금감원 손해보험검사국장 출신으로, 과거 편법 재취업으로 금융권에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성 감사는 그린손보가 MG손보에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된 후, 기업개선 대표 관리인에서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공직자윤리법(17조)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해임을 통보받고 사임한 바 있다. 그는 행정소송까지 제기하며 맞섰지만 1심에서 패소하자 지난해 2월 중도 퇴임하며 사실상 이를 수용했다.

이밖에 메리츠화재는 국회 비서관 출신인 김동석 현 KAIST 경영대학 경영대학장을, 한화손보는 이경묵 전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KB손보는 박진현 전 경북지방경찰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보험사가 당국 출신 인사를 선호하고 있다”며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이사를 선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수익성 악화에 보험용 심리 작용 = 앞서 은행권도 낙하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취임 전후 불거졌던 보은인사 논란이다.

당시 노조 측은 이 회장의 산은 회장 기용을 놓고 자질을 언급하며 반대했다. 전임이었던 홍기택 전 회장도 낙하산 논란의 전례가 있었던 산업은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이 고위 퇴직공무원들을 사외이사 등에 앉히려는 이유는 최근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 기조 속에서 보험용 심리가 크게 작용한 탓”이라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는 물론 의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준 기자 junpark@
이지영 기자 dw0384@
장가람 기자 jay@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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