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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온라인 사업’ 정비 시급···이베이코리아 인수 가능성은

위기의 롯데, ‘온라인 사업’ 정비 시급···이베이코리아 인수 가능성은

등록 2021.03.08 15:25

정혜인

  기자

인수 성사시 단숨에 거래액 기준 이커머스 1위 도약롯데로지스틱스·스마일배송 풀필먼트 시너지도 기대약 5조 높은 몸값 부담 사모펀드와 인수가격 경쟁 어려워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베이코리아의 예비입찰이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업계 1위인 롯데그룹의 매각전 참전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야심 차게 선보인 통합 쇼핑 애플리케이션 롯데온(ON)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데다 뚜렷한 돌파구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차 더 뒤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를 품고 단숨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만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이베이코리아의 예비입찰을 앞두고 투자설명서(IM)를 수령했다. 롯데쇼핑 외에 신세계그룹, 카카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칼라일 등이 투자설명서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설명서를 받아갔다고 해서 예비입찰에 참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투자설명서는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에게 인수의향서 접수 이전에 발송하는 투자 안내문이기 때문에, 투자설명서를 수령했다는 것이 인수전 참여에 관심을 보인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롯데그룹 입장에서 이베이코리아는 매력적인 매물일 수밖에 없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2019년 기준 거래액 16조원으로 네이버에 이은 2위를 기록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를 입은 지난해에는 약 20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커머스업계에서는 네이버쇼핑, 쿠팡과 함께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보는 것과 달리 이베이코리아는 유일하게 수년째 흑자를 내고 있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 등도 매력적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은 2015년 7994억원, 2016년 8634억원, 2017년 9519억원, 2018년 9812억원에 이어 2019년 1조945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2015년 801억원을 기록한 후 2016년 669억원, 2017년 623억원, 2018년 485억원, 2019년 615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다.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롯데그룹은 단숨에 온라인업계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지난해 롯데온의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거래액 28조원의 거대 유통기업이 돼 네이버쇼핑(21조원), 쿠팡(20조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이베이코리아가 수수료를 받는 오픈마켓 플랫폼을 효율적으로 구축해놓은 만큼 인수 후에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풀필먼트 플랫폼 ‘스마일배송’ 역시 롯데그룹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풀필먼트란 일정 수수료를 받고 입점 판매자의 물건을 보관, 포장, 배송, CS까지 대신해주는 서비스다. 스마일배송을 이용하는 유료 고객이 300만명을 넘어서면서 스마일배송 역시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그룹은 자체 물류기업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있기 때문에 풀필먼트 플랫폼 연계를 통한 시너지가 가능할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풀필먼트서비스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충북 진천 메가허브터미널을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는 5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롯데쇼핑이 이를 감당하기에는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미 롯데는 지난해 티몬 인수를 검토하다가 포기한 바 있는데, 이베이코리아는 티몬보다도 몸값이 훨씬 높다. 시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가 약 5조원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고, 최근 쿠팡의 상장 추진으로 이베이의 기업가치가 더 치솟고 있다.

반면 롯데쇼핑의 실적이 크게 악화한 데다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현금여력이 없다. 데쇼핑의 당기순손실은 2017년 2064억원, 2018년 4650억원, 2019년 8165억원에서 지난해 6709억원으로 4년간 누적된 손실이 1조9731억원에 달한다. 수년간 순손실이 지속되면서 재투자를 위한 재원도 말라가는 중이다.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점포 매각을 통해 2019년 말 1조586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조1879억원으로 늘었으나 여전히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을 대기에는 역부족이다.

잠재적 원매자들과 비교해도 자금력에서 크게 밀린다. 특히 MBK파트너스, 칼라일 등 사모펀드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미소진자금이 쌓여있다. 본입찰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롯데가 단독으로 이들과 인수가격으로 경쟁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가 예비입찰을 통해 실사만 진행하고 실제 본입찰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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