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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SK 합의금 兆단위 차이···다양한 방식 수용하겠다”

합의금 현금배상·지분·로열티 등 다양한 방식 수용 방침
“ITC 최종 판결 후 SK에 협상 재개 건의했으나 답변 못받아”
“유예기간 동안 포드·폭스바겐 다른 공급사 선정 충분히 가능”
시장 성장에 선제적 대응···美 추가 시설투자 검토 중

“SK이노베이션과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 다만 진정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ITC의 최종 의견서까지 나온 만큼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5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의견서를 발표하자 LG에너지솔루션이 다시 한번 SK이노베이션에게 진정성 있는 자세로 합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년간 R&D(연구개발)와 관련해 지출한 비용과 투자금액이 시설투자까지 포함하면 약 20조원에 육박한다며 경쟁사가 영업비밀을 훔쳐 R&D 관련 최소 5조3000억원을 절감하는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사 합의금 규모 비슷해야 논의 가능 = LG에너지솔루션은 ITC 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열어 향후 양사가 제시하는 합의금 규모 총액이 비슷해질 경우 논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양사가 생각하는 합의금 규모가 조 단위의 차이가 나는게 맞다”며 “SK의 제안과 당사가 생각하는 규모에서 큰 괴리가 발생하기 때문에 총액에 어느정도 근접해야 합의금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 SK가 진정성 있는 제안을 갖고 협상테이블에 앉아 협의한다면 합의금 방식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연하게 협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금에 대해 현금배상을 고수하지 않고 지분, 로열티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을 수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최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예로 들기도 했다.

장 전무는 “메디톡스 케이스에 반추해 볼만한 포인트는 보톡스 시장규모가 대략 전기차 배터리 시장규모의 10분의 1 이하이며 수입금지 기간이 21개월이라는 점”이라며 “짧은 수입금지 기간에도 불구하고 2031년까지 11년 넘긴 기간동안 로열티를 지급하는 등 총액으로 4000억원에 합의가 이뤄졌다. 어느정도가 적정한 배상액 수준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금 산정 기준에 대해서도 미국 연방비밀보허법 산정 기준에 따라 협상해 왔다고 밝혔다. 이는 ▲경쟁사 기술탈취를 통해 당사가 입게 된 과거의 손해 ▲향후 미래에 입게 될 손해 ▲악위적이고 노골적인 행위가 있었을 경우 징벌적 대상 ▲변호사 비용을 포함한 관련 비용 등 4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된다.

장 전무는 “향후 이 기준은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10일 ITC 최종 판결이 나온 이후 SK에게 협상 재개를 건의한 적이 있으나 한달 동안 SK로부터 어떠한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ITC, 공익에 미치는 영향 충분히 고려 = LG에너지솔루션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도 예측하기 어렵지만 ITC가 심도있게 판단해 나온 결정인 만큼 무역대표부(USTR)이나 백악관에서 ITC 판결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SK이노베이션이 ITC 결정이 공익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고 유예를 받은 포드와 폭스바겐 제품에 대한 기간 산정 또한 부족해 대체 가능한 방법이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장 전무는 “전세계 배터리 업체는 수 백개이며 영업비밀 침해 사건과 관련 없는 배터리 업체 수도 여러개가 있다. 현재 다른 배터리 업체의 캐파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시장에 선제적으로 캐파투자를 통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역량을 누가 갖고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년이면 공장에 설비를 새로 넣고 대응하는데 충분한 시간이며 4년이라면 업체 변경을 통해 공장을 새로 짓고 대응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웅재 LG에너지솔루션 법무실장(전무)도 “ITC 최종결정문이 공익을 충분히 고려한 결정문인 만큼 그런 부분이 향후 절차에 있어 충분히 참고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미국 교통부 부장관 지명자가 ITC 판정 검토 입장을 밝힌 것은 청문회 과정에서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인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상생 원칙 유지…美 추가 투자도 고려 = LG에너지솔루션은 과거 시장 초창기의 경우 선수주, 후투자 전략을 유지했으나 이제 시장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형태로 캐파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증설 계획도 내비쳤다.

장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파우치형 배터리와 원통형 배터리, ESS 배터리를 셀부터 팩까지 개발·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는 회사”라며 “미국 주요 OEM 뿐만 아니라 글로벌 OEM 고객까지 대응할 수 있는 투자를 고려 중이다. 조만간 계획이 구체화되면 알려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향후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생산·수입 금지로 SK 측의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력한 후보 중 하나’라고 말을 아꼈다. 단 물량이 타 기업으로 넘어가는 것 보다는 양사간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고객사나 소비자들, LG와 SK 양사에 맞는 방향이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 LG에너지솔루션이 우세한 상황에서도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에 대해 한 전무는 “협상을 종용하는 모습으로 비춰질까봐 우려했으나 상생을 생각하고 있다는 원칙을 말하는 것”이라며 “합의가 무산된다면 LG는 원칙대로 갈 수 밖에 없으며 그건 경쟁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 합의금을 코나 EV 화재 리콜 분단금에 사용할 것 이라는 추측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장 전무는 “만약 그런 의도가 있었다면 SK와 합의를 전액 일시금으로 협의해야 하지만 우린 지분이나 로열티 등 침해 당한 영업비밀의 가치, 입게될 피해를 정당하게 보상받는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숙 기자 jisuk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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