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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투기의혹 일파만파]LH직원 땅따먹기 수법 백태

지분 쪼개기·대대적인 나무심기로 ‘알박기’ 등
토지 보상액 높이기 위한 전문적인 수법도 동원
과거에도 과천, 창릉지역 택지개발 유출 논란이
잊을만하면 LH發 땅투기 “처벌? 빠질 구멍 있어”

국민의힘 국토교통위 위원, LH공사 직원 투기 의혹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현장 방문.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광명·시흥 신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LH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4일 LH 직원 매수 의심 토지인 시흥시 과림동 현장에 묘목이 식재돼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 10여명과 가족이 58억원의 대규모 대출을 받아 신도시 발표 전 해당 지구의 토지 1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는‘LH 직원 땅 투기 의혹’ 사건을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토지 보상을 잘 받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들이 동원됐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토지 보상 업무 지식이 많은 LH 직원들이 이를 역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미 대다수의 재개발 및 재건축 관계자들은 “보상 방법 등 내부 정보를 확실히 아는 사람이 투기 목적으로 땅을 산 게 아니고선 이럴 순 없다”고 말한다. LH직원들이 주로 쓰는 토지 보상액 높이기 위한 수법은 ‘지분 쪼개기’, ‘나무심기’, ‘맹지 사들이기’ 등이었다.

가장 흔히 쓰이는 수법은 ‘지분 쪼개기’다. 4일 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 등에서 LH 직원들이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토지 대장을 열람한 결과, 작년 2월 장모 씨 등 7명이 매입한 시흥 과림동 4개 필지의 경우, 원래 3개 필지를 매입한 뒤 공유자 7명이 ‘지분 쪼개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도 “LH 내부 보상규정을 보면 1000㎡를 가진 지분권자는 대토보상 기준에 들어간다”며 “일부 필지는 사자마자 ‘지분 쪼개기’를 했는데 (지분권자가 각각) 1000㎡ 이상씩 갖게 하는 등 보상 방식을 알고 행동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을 두고 한 말이다.

LH 내부 보상규정을 보면 1000㎡를 가진 지분권자는 대토보상 기준에 들어간다. 또 일부 토지는 거래 직후 이른바 ‘쪼개기’, 토지 분할을 했는데 그 규모가 대토 보상, 즉 토지 보상 기준과 일치해 업무 전문성을 활용했다는 추론이 나온다.

대대적인 묘목 심기 또한 토지 보상액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토지 수용을 앞두고 나무를 심어 보상가액을 높이는 것은 오랫동안 동원되던 방법이기 때문이다. 통상 묘목이 심겨 있는 땅은 묘목에 대해 따로 감정해 토지보상가에 더한다. 실제 또 다른 LH 직원이 산 것으로 알려진 논(답) 2개 필지에는 버드나무 묘목들이 심겨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맹지를 싸게 사서 가치를 부풀린 다음 좋은 땅의 대토 보상을 받는 수법도 동원됐다. 실제 LH 직원이 지난 2018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시흥시 일대는 길과 연결돼 있지 않는데다 진입로도 없는 등 한 마디로 토지 활용도가 크게 낮은 ‘맹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맹지의 경우 말 그대로 쓸모없는 땅이기 때문에 ‘강제 수용’ 등 개발 정보가 없으면 거래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만큼 맹지는 통상 개발가치가 없어 싼 값에 거래되는데 이를 광명·시흥지구 인근의 좋은 땅으로 대토 보상을 받으면 투자 수익이 커질 수 있다. 한 마디로 LH 직원들이 대토 보상까지 염두하고 토지를 헐값에 미리 사놨다는 얘기다.

이 외에도 LH직원들의 영농계획서 허위 작성 의혹도 제기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영농사업자로 인정을 받는 경우 주택 뿐 아니라 상가분양권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시 정보 유출과 관련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고양 창릉 신도시를 지정하기 전인 2018년 LH 내부에서 검토한 도면이 유출되기도 했다. 당시 LH는 고양 창릉은 신도시로 지정할 계획이 없다고 발뺌했다가 1년 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3기 신도시로 선정했다. 해당 지역 시민단체들은 사전 유출된 도면과 실제 지정된 고양 창릉 신도시 위치와 일치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LH 직원들의 비리 정황은 ‘도덕 불감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현행 공공주택특별법은 업무 중 알게 된 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누설한 행위에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투기 의혹을 산 직원들이 ‘직무 정보를 활용하지 않은 사적인 투자’라고 주장하면 처벌 근거가 마땅치 않은 것도 현실이다. 실제 LH는 3년 전에도 신도시 정보 유출 논란이 일었지만 관련 직원들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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