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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등록 :
2021-02-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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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기업인 수장 무역협회…구자열 회장 가교역할 기대감↑

15년 만에 기업인 수장 선임…글로벌 인맥 호평
‘마당발’로 불리는 대외활동에…경제5단체 위상↑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한국무역협회 수장으로 떠오르면서 재계에서는 기업인이 회장을 맡게 됐다는 상징성과 기대감이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무역협회는 2006년 물러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이후 15년 만에 기업인 수장을 선임하는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이할 참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구자열 회장은 오는 24일 무역협회 정기총회에서 의결을 거친 후 제31대 회장으로 추대돼 3년 임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코로나19로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관료 출신보다는 기업인 출신이 더 적임이라는 재계 의견에 따라 차기 회장에 거론됐다. 구 회장 개인적으로도 부자가 대를 이어 무역협회를 이끈다는 상징성이 있다. 구 회장은 과거 22·23대 무역협회장을 지낸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무역협회는 1946년 산업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설립된 태생이나 역할에 비춰 비교적 정부의 영향력이 많이 미치는 단체로 분류됐다. 김재철 명예회장 퇴임 이후 무역협회는 산자부 장관(이희범), 재무부 장관(사공일), 경제부총리(한덕수), 공정위원장(김인호), 김영주(산업부 장관) 등 정부 관료 출신들이 수장을 맡으면서 기업을 위한 목소리에 힘을 내기보다는 실무에 집중한다는 평가를 들었다.

여전히 대한상공회의소나 전국경제인연합회 등과 함께 주요 경제5단체에 포함되지만 재계를 위한 대외 활동에는 이들과 비교해 소극적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무역 업체를 위한 특화 민간단체라는 성격은 뚜렷해졌지만 재계에서 대외 활동에 관한 입지 자체는 이들과 비교해 뒤로 밀린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재계에서 구 회장의 무역협회 회장 활동을 기대하는 이유는 구심점을 잡아주길 바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한상의 회장에 오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1세의 나이로 4대 그룹 맏형이라는 상징성이 있다면 구 회장은 주요 그룹사 전체로 봤을 때 68세로 가장 연륜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말부터 대한상의 회장직을 놓고 여러 후보군이 나왔을 때 재계에서 최 회장과 함께 구 회장의 하마평에 오른 내린 것도 같은 이유다.

무역협회 안팎에서는 이미 “구 회장이 다양한 외부 활동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무역 업계의 어려운 점을 대변하는 가교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구 회장이 재계 대표 마당발로 불리며 인맥이 두터운 점도 향후 기업의 어려움을 표출하는 목소리를 내는 점에서 강점이 있는 것으로 풀이하는 분위기다. 구 회장은 전경련 산업정책위원장과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은 바 있으며 현재는 한국발명진흥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특히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을 4선 연임해 2009년부터 이끌고 있기도 하다. 이는 7만 무역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수출 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 지원을 한다는 무역협회 본연의 역할에도 강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구 회장의 활발한 대외활동만큼이나 향후 어깨가 가벼워질 것으로 보이는 점도 무역협회 회장직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재계에선 구 회장이 LS그룹 회장직을 내년께 마무리하고 차기 총수엔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범LG가’인 LS 가문은 사촌 형제간 그룹 회장을 번갈아 맡는 전통이 있어 구 회장의 사촌 동생인 구자은 회장은 LS그룹 2세 총수시대 마침표를 찍을 인물로 꼽힌다.

게다가 다음 달이면 구 회장의 외아들인 구동휘 E1 전무도 LS네트워크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려 경영 참여 범위를 넓히기로 하는 등 LS그룹 전반적으로 경영 승계 수순에 들어간 것도 구 회장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요소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제 5단체에 함께 묶이는 무역협회를 구 회장이 이끌면서 기존보다 더욱 기업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이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주길 바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아무래도 기업 환경이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투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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