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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또다시 ‘전운’···㈜한진 2대주주 HYK, 경영권 분쟁 소송 걸었다

정관변경·이사선임 등 의안상정 가처분 소송
단순 이사회 진입 넘어 실질적인 경영개입 목적
‘오너가’ 조현민 부사장 경영활동 제약 의도 다분
배당 확대·전자투표제, 소액주주 표심확보 차원

그래픽=박혜수 기자

한진그룹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물류 계열사 ㈜한진 2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HYK파트너스는 조현민 부사장의 이사회 진입을 저지하는 동시에, 이사회를 장악하겠다는 분쟁 의지를 공식화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YK파트너스는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한진을 상대로 의안상정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제1호 의안은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다. HYK파트너스는 ▲이사 최대 정원 증원 ▲이사의 결격 사유 규정 신설 ▲전자투표제 도입 ▲중간배당제도 도입 등 총 6가지의 정관 수정을 요구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사 최대 정원 증원과 이사 자격 제한이다.

HYK파트너스는 ‘이사는 3명 이상 8명 이내로 하고, 사외이사는 3명 이상으로 해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도록 한다’는 기존 정관을 바꾸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사회 구성을 최대 10명으로 늘리자는게 핵심이다.

이사 정원 확대는 이사회 진입을 넘어 실질적인 경영 개입을 목표로 한다.

㈜한진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정관에서 요구하는 최대 인원을 충족한 상태다.

이사진 중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한강현 전 부장판사 1명이다. 한강현 이사는 2012년부터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에 따라 재연임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HYK는 공석이 된 사외이사 1석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이사회 진입에 성공하더라도, 경영 참여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다. HYK파트너스는 이사회를 최대 10명으로 늘리고, 이사회에 측근 3명을 합류시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면제된 후 10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이사 자격을 상실한다’는 정관 신설을 제안했다.

이사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은 조현민 부사장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현 대표이사 2인과 동일한 직급으로 올라섰다. 이번 주총에서는 등기임원 선임이 유력시됐다.

조 부사장은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는 만큼, 규정상 이사 선임 제재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물컵 사건과 진에어 불법 임원 재직 등으로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이사 선임 과정에서 주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국세청에서 한진그룹 오너가를 대상으로 탈세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HYK파트너스가 전자투표제와 중간 배당을 실시하라고도 주장한 것은 소액주주와 기관 투자자 표심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제 4호 의안으로 보통주 1주당 현금 1000원을 배당하라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진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500원을 배당했는데, 이보다 2배 늘어난 수준이다.

HYK파트너스는 제2호 의안으로 사외이사 후보 2인을, 제3호 의안으로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 1인을 추전했다.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로 올랐다. 1964년생인 박진 후보는 한국개발연구원과 기획예산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국회미래연구원장 등을 지닌 재무·회계 전문가다.

사외이사 후보로만 추천된 김현겸 한국클라우드 대표이사 부회장은 1961년생이다. 현대증권과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증권사에서 IB관련 업무를 익혔고, 현대그룹 그룹전략기획본부와 한국코퍼레이션 대표 등 일반 기업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특히 ㈜한진이 IT 관련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자문역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기타 비상무이사에는 한우제 HYK파트너스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1965년생인 한우제 대표는 한화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역임했다.

HYK파트너스가 ㈜한진 주식을 처음 취득한 시기는 10월15일이다. HYK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는 경방이 보유하던 지분 전량을 넘겨받는 식으로 2대주주가 됐다. 현재 지분율은 9.79%다.

기존대로라면 6개월 주식 보유 제한에 걸려 주주제안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장사 상법 규정이 변경되면서 소수주주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표대결은 해볼만 한 상황이다. ㈜한진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각각 3%까지만 인정하는 이른바 ‘3%룰’을 적용받는다.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한진칼이 24.16%로 최대주주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 부사장 등 오너 3세 2명는 각각 0.03%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인 정석인하학원(3.18%)와 류경표 ㈜한진 대표이사 부사장(0.01%)까지 합산하면 총 27.41%다.

3대주주는 6.62%의 GS홈쇼핑, 4대주주는 6.38%의 국민연금공단이다. 나머지 50% 가량은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이다.

주총에서 한진칼과 정석인하학원은 각각 3%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 나머지 주주들도 3%룰을 적용받는다. GS홈쇼핑은 오너가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한진 관계자는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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