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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허송세월?”···토스 보다 MTS 늦은 카카오 왜?

[여의도TALK]“1년 허송세월?”···토스 보다 MTS 늦은 카카오 왜?

등록 2021.02.18 07:33

김소윤

  기자

증권업 진출 1년여 앞섰지만 MTS 개발 지연코스콤 외주 주며 이제야 착수, 궁금증 높아져카카오證 “당초 간접→직접 투자 로드맵 제시”

카카오페이 내에 있는 펀드, 알모으기 서비스. 사진 = 김소윤 기자카카오페이 내에 있는 펀드, 알모으기 서비스. 사진 = 김소윤 기자

핀테크 기반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기존의 대형 증권사 못지 않게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두 회사의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는 모습입니다. 두 증권사 모두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시장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이런 와중에 금투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에 대해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이유는 카카오페이증권이 토스증권보다 1년 먼저 MTS 개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겁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작년 2월 바로투자증권 인수 자격을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확정 받으면서 증권업에 본격 진출하게 됐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의 일입니다. 그에 비해 토스증권은 같은해 11월 금융위로부터 투자중개업을 최종 인가 받았습니다. 시기적으로 봐도 토스증권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9개월 먼저 증권업에 진출한 것입니다.

토스증권은 증권업에 발을 들여 놓자마자 ‘주린이(주식+어린이)’를 위한 쉬운 증권 애플리케이션(MTS)을 자체 개발한다는 발표와 동시에 공개했습니다. 일단 투자자들의 반응은 좋은 편입니다. 말 그대로 2030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적 디자인의 MTS를 내놨는데요. 예를 들면 기업 이름 대신 브랜드나 상품명을 입력해도 관련 종목이 검색되는 게 특징입니다. 실제 만두 브랜드 ‘비비고’를 검색하면 CJ제일제당이, ‘새우깡’을 입력하면 농심이 조회되는 식입니다. 이제 막 증권업계에 뛰어든 만큼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려는 듯합니다.

이제 시선은 자연스레 카카오페이증권에게로 향했는데요. 업계 내에서는 “토스증권과 비교해 특출난 서비스가 없어 이용자를 뺏기면 어떻게 하냐”는 의견이 나오기까지 했다합니다. 아무래도 두 증권사가 공략하는 이용자가 20·30대 젊은층으로 겹치고 있기 때문인데요. 무엇보다 토스증권이 먼저 MTS를 시작하면서 카카오페이증권보다 주식 투자 고객을 빠르게 선점할 수 있는 기회까지 잡아 카카오페이증권에게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간 카카오페이증권은 MTS 개발에 대해 ‘검토중’이라는 말만 반복해 금투업계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시키기도 했는데요.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토스보다 시기적으로도 일찍 증권업에 진출했는데 차라리 처음부터 MTS 개발하며 직접 투자에 나서지 그랬냐”라는 반응입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들이 HTS와 MTS를 포기하지 못한 이유가 기본만이라도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다른 증권사들이 다 하는 서비스조차 하지 못하면 업계에서 배제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내부에서 고집해왔다는 MTS 원장관리시스템 자체 개발을 포기하고, 증권업무 전산화 업체 코스콤과 원장 개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은 마치 카카오페이증권로서는 마음이 다급해져 일정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습니다. 여기서 원장관리시스템이란 증권사가 고객계좌를 관리하고 매매 및 거래내역 등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원장을 이관받아 직접 관리하거나 코스콤이 위탁관리 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코스콤이라는 외주업체의 도움을 받아 개발에 서둘렀다는 말인데요. 통상 HTS, MTS 등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운용인력이 드는데, 주로 중소형 증권사들이 시스템 운용비를 조금이라도 절감하기 위해 코스콤에 외주를 주면서 코스콤의 파워베이스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이제 막 증권업에 진입한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증권 관련 원장을 만들어본 개발자가 거의 없었고, 개발 인력을 채용하려고 했지만 인력조차 쉽게 확보하기가 어려워 코스콤에 외주를 준 것으로 비춰지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업계의 예상대로 카카오페이증권은 후회하고 있었을까요? 회사에 물어보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MTS 개발은 원래부터 계획돼 있었다는 겁니다. 즉 카카오페이증권은 간접투자로 시작해, 직접투자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방식이라면 토스증권은 정반대로, 이 두 증권사 간의 사업전략이 서로 다른 것 뿐이라는 겁니다.

우선 전국민 플랫폼인 ‘카카오톡’ 내에 있는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고객이 주고객층이다 보니 우선 안정적인 간접투자 펀드 상품을 통해 투자경험부터 쌓은 다음 단계적으로 직접투자를 제공하는 로드맵이었다고 합니다. 직접투자보다 접근이 쉽고 진입장벽이 낮은 소액투자, 자산관리 서비스를 먼저 내놓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출범 이후 회사는 자산을 모을 수 있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동전모으기, 알모으기, 버킷리스트, 미니금고 등을 출시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기존 증권사가 펀드상품에 대한 초기 예탁금을 10만원으로 설정했다면 카카오페이증권에서 제공하는 펀드 서비스는 1천원이라는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어 훨씬 더 안정적입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전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회사는 수익성보단 안정성을 먼저 더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수익성 또한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넓혀 나가면서 계획대로 MTS 개발 작업에 착수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토스증권보다 1년 늦게 MTS 서비스를 내놓게 됐지만 전혀 아쉽지 않다는 입장도 내비췄습니다. 경쟁력 또한 자신했습니다. 토스증권처럼 2030세대의 젊은층 위주로만 겨냥한 서비스가 아닌 모든 연령층을 타깃으로 한 플랫폼을 내놓겠다는 것입니다. 사측은 “초반에는 주로 2030 젊은 세대들이 플랫폼을 이용한 것은 사실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전체 사용자는 2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층이 골고루 분포됐다. 카카오페이 서비스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사용자들의 연령대 편차가 적다”고 밝혔습니다.

또 아무래도 모기업인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 최대 강점인 만큼 카카오페이증권의 말 또한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현재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하반기 주식거래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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