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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기자
등록 :
2021-01-19 12:27

보험업계, 자본확충 스타트…푸본현대생명 다음 주자는?

푸본현대생명, 올해 6080억 자본 확충
유상증자 4580억원·후순위채 1500억원
IFRS17 시행 앞두고 적정 RBC비율 유지
퇴직연금에 대한 높은 사업 의존도 영향
롯데손보도 상반기 자본확충 추진할 듯

푸본현대생명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 추이. 그래픽=박혜수 기자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2년 앞둔 올해 퇴직연금발(發)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푸본현대생명이 6000억원대 자금 수혈로 자본 확충의 포문을 열었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꼴찌’를 기록한 롯데손해보험도 이르면 상반기 중 자본 확충에 나설 전망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전날 이사회에서 유상증자 4580억원, 후순위채 1500억원 등 총 608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 안건을 승인했다.

올 들어 국내 보험사가 자본 확충을 실시하기로 한 것은 푸본현대생명이 처음이다.

푸본현대생명은 보통주 신주 9160만주를 주당 5000원에 발행하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2월 청약 절차를 거쳐 7월 완료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대금은 최대주주 대만 푸본생명(61.6%)과 2대 주주 현대자동차그룹(37.25%)이 지분 비율에 따라 납입한다.

후순위채는 올해 연말까지 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1500억원을 순차적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 자본 확충은 오는 2023년 IFRS17 시행을 앞두고 적정 RBC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푸본현대생명 측의 설명이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국제회계기준이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퇴직연금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RBC비율 하락 위험에 시달리고 있는 푸본현대생명은 앞서 RBC비율 200%선을 사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지표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은 2019년 12월 말 254%에서 지난해 3월 말 227%, 6월 말 212%, 9월 말 211%로 매분기 하락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부터 지급여력기준금액 산출 시 퇴직연금 신용위험액 반영 비율이 70%에서 100%로 상향 조정되면서 자본 확충 부담이 커졌다.

푸본현대생명은 2대 주주 현대차그룹 계열사 등의 퇴직연금 인수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퇴직연금 자산은 8조원대로 생명보험업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9월 손해보험사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푸본현대생명을 시작으로 재무건전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다른 보험사들도 자본 확충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푸본현대생명과 마찬가지로 옛 최대주주 롯데그룹 계열사의 퇴직연금 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롯데손보의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169.4%로 10개 종합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같은 해 6월 말 158.7%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상승했으나, 유일하게 160%대 머물러 최하위를 기록했다.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지난 2019년 6월 말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밑도는 140.8%까지 떨어졌다가, 롯데그룹에서 JKL파트너스로 최대주주가 바뀐 같은 해 10월 3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직후 194.9%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곧바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019년 12월 180%대, 2020년 3월 170%대로 매분기 약 10%포인트씩 낮아졌다.

롯데손보 역시 퇴직연금에 대한 높은 사업 의존도가 RBC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는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 중 롯데그룹 계열사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롯데손보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5월에도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메리츠증권 총액 인수 조건으로 발행한 바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RBC비율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자본 확충 계획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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