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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ESG 경영|한화]김승연 회장과 세 아들, ‘친환경’에 방점 찍다

김 회장 신년사 “ESG 경영 강화, 지속가능성 높이자”
김동관 사장, 한화솔루션 필두 신재생에너지 광폭행보
태양광·수소 집중···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도 힘보태
김동원 전무 이끄는 한화생명 등 금융사들, ‘탈석탄’ 선언
㈜한화 분산탄 사업 정리, 사회적 책임···사회공헌도 지속
2018년부터 지배구조 개선, 사외이사 독립성·투명성 강화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가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상장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 국내 주요그룹 최하위권에 머물던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종합 등급은 우수하지만, 세부적으로는 계열사별 개선 사항이 존재한다. 실질 지주사인 ㈜한화는 환경등급에서 B+(양호)를 받았고, 한화손해보험과 한화투자증권은 B(보통)에 그쳤다. 지배구조의 경우 한화솔루션이 B+, 금융 계열사는 B+ 이하 등급에 머물렀다.

그룹은 올해 ESG 등급 상향을 위한 전사 차원의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신년사에서 “ESG와 같은 지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글로벌 기업의 핵심 경영 원칙으로 자리잡아 왔다”며 “컴플라이언스 관점에서도 ESG를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우리의 경영활동 면면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자”고 강조했다.

◇E(환경):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화학 중간 지주사인 한화솔루션은 그룹의 친환경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김 회장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전략부문 대표를 맡은 한화솔루션은 ‘미래 에너지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한 한화솔루션은 2010년부터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다. 김동관 사장이 주도한 태양광 사업은 독일과 영국, 미국, 일본 등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에서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대규모 글로벌 태양광 발전소 개발 사업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김 사장은 태양광을 넘어 수소 사업으로까지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2018년 한화솔루션 자회사 한화종합화학과 에이치솔루션 자회사 한화에너지가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에 지분 투자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최근에는 미국 수소탱크 스타트업인 사미론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회장 삼남인 김동선 상무보가 최근 경영복귀한 한화에너지는 발전 계열사로, 그룹의 태양광·수소 사업의 글로벌 확장이라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에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대의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완공했다.

환경경영은 케미칼과 소재 부문에도 적용된다. 한화솔루션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폐플라스틱 원료화와 바이오 플라스틱, 플라스틱 생분해 기술 연구개발(R&D) 등을 진행하고 있다. 프탈레이트 성분이 없는 프리미엄 친환경 가소제는 2019년 상업 생산을 시작했고,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증설을 추진 중이다.

또 자동차 경량화 소재를 개발해 자동차의 가속 능력과 효율을 높여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한다. 기존 금속 재질보다 70% 가벼운 초경량 복합소재를 사용한 초고압 수소연료탱크는 자동차를 넘어 선박, 트럭, 무인항공가(UAV), 개인용항공기(PAV)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김 회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가 이끄는 금융 계열사들은 ‘탈석탄’을 선언하며 친환경 경영에 힘을 보탠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캐롯손해보험 등 그룹 6개 금융사는 지난 5일 탄소제로시대를 위해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룹 차원의 친환경 행보도 두드러진다. 저탄소경영라운드테이블은 2011년부터 1년에 4회 시행하고 있다. 환경 비영리민간담체(NGO), 연구기관, 대학교수 등 전문가와 임직원이 참여해 신재생에너지 확대, 지속가능경영 등 환경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그룹에 저탄소경영에 적용할 수 있는 사항을 도출하는 것이 골자다.

2013년부터는 기후변화와 친환경적 에너지에 대한 시민 의식 제고를 위해 태양광 교실을 시행 중이고, 2016년부터는 태양광 창업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S(사회):㈜한화, 분산탄 정리…‘함께 멀리’ 가치 전파=㈜한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비인도적 무기라고 지탄받는 분산탄(확산탄) 사업을 처분한 것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한화는 지난해 7월 분산탄 사업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고, 보유 지분을 우리사주조합에 매각했다.

분산탄은 파편이나 자탄을 흩뿌리려 밀집 지역의 적을 공격하는 무기다. 하나의 큰 폭탄 내부에 300개 이상이 소형 폭탄이 장착되는데, 1회 폭발로 축구장 3개 넓이(약 2만㎡)의 면적 안에 있는 인명과 시설에 무차별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한화는 그동안 분단국가라는 이유와 동맹국인 미국의 압박 등 여러가지 대·내외적 이유로 사업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분산탄 제조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확대되고, ㈜한화를 투자에서 배제하는 글로벌 연기금들이 늘어나자 결국 사업을 완전히 정리했다.

그룹은 김 회장의 ‘함께 멀리’ 경영철학에 맞춰 ▲인재육성 ▲문화예술 ▲친환경 ▲기부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모든 계열사가 사회부문 등급에서 A 이상을 취득한 것도 이와 영향이 깊다.

상생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중소 협력업체의 자립환경을 조성하고,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그룹은 매년 각각 2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와 동반성장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지원을 위해 임직원과 협력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제품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동반성장몰’을 오픈했다.

지역사회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활용한 마이크로그리드 사업 역량도 발휘했다. 충남 홍성군 죽도를 에너지 자립성으로 재탄생시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관광 자원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12월엔 세계 최대 댐 수상태양광 발전 사업인 합천댐 수상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주민참여형 발전사업으로 시작했다.

◇G(지배구조):컴플라이언스위원회 설치…남은 과제는=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2018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당시 컨트롤타워격이던 경영기획실이 해체되고, 그룹 차원의 준법경영을 도모할 컴플라이언스 위원회가 신설됐다.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정책 수립부터 교육, 진단과 실행에 이르는 종합적인 활동으로 글로벌 기준에 걸맞는 준법경영 실천을 목표로 한다. 또 계열사간 독립 경영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그룹 출신 이사들을 배제하고,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그룹 10개 계열사 총 38명의 사외이사 중 한화 출신은 단 한 명도 없다.

특히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가 지난해 사외이사 2인을 선임했고, 내부거래위원회도 신설했다. 현행법에 따라 비상장사는 사외이사를 두지 않아도 된다.

다만 거버넌스 체계는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고, 보상위원회 등 이사회 내 소 위원회 구성도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각각 지주사 역할을 하는 불완전한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과제도 남아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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