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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비 기자
등록 :
2020-12-28 07:30

수정 :
2020-12-28 10:08

[인터뷰]주식으로 전재산 잃고 유튜브 아이돌 된 증권맨

이베스트투자증권 E-Biz 염승환 차장 인터뷰
군 제대 후 주식했다 실패 후 증권업계 입문
삼프로TV ‘증시염탐정’ 출연 계기로 인기 상승
고정만 일주일 3~4개 ‘염블리’ 애칭 “감사하다”

성(姓) 뒤에 ‘사랑스럽다’를 뜻하는 ‘블리(vely)’라는 형용사가 붙는 증권 전문가가 있다. 팟캐스트 및 유튜브 경제전문채널인 ‘삼프로TV’에 출연하면서 친절하되 냉철한 설명으로 스타 증권맨이 된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E-Biz팀 차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를 만나보고 싶었던 이유는 종목 설명보다 그의 주식 인생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루 일과와 실제 삶은 어떨지도 궁금했다. 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지난 23일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옥에서 ‘염블리’ 그를 만났다. 방역수칙을 준수했다.

지난 23일 염승환 차장이 뉴스웨이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증권업계 ‘JYP’ 되고파, 별명 중 ‘염블리’가 제일 좋아=염승환 차장은 프로듀서이자 가수인 박진영(JYP)씨를 좋아한다고 운을 뗐다. 몇 년 전 그가 텔레비전(TV) 한 토크쇼에 나와 “1분 1초가 시간이 아깝다”라는 말을 하는 걸 보고 염 차장은 ‘재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어떻게 사람이 놀 시간이 없을까, 일하다가 쉬기도 하는 건데 놀 시간이 없는 건 어떤 인생일까, 너무 바쁜 척 하는거 아닌가? 재수 없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2020년 8월 그의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삼프로TV 고정으로 ‘증시염탐정’ 코너를 맡으며 그의 하루는 180도 달라졌다. 증권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인기라는 것이 폭발했다. 현재 그는 주 1회 이상 고정으로 출연하는 방송만 3~4개다. 방송이 끝나고 난 뒤에는 또 방송 준비를 한다. 다음날 설명할 섹터와 시황 파악 등을 위해 공부를 시작한다. 주말에는 책을 집필한다. 그 외 시간엔 유튜브 섭외와 매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근면성실한 모습이 JYP와 닮았다.

“제가 JYP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요새는 정말 너무 바빠져서 그때 그가 그렇게 말한 뜻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됐습니다. 하하.”

그의 주식 인생도 부침(浮沈)이 없지 않았다. 2000년 닷컴 버블이 터지기 직전, 그는 군에서 제대했다. 그때 주식을 전혀 하지 않던 아버지가 갑자기 주식을 하는 걸 보고 옆에서 따라 주식을 시작했다고 한다.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500만원으로 시작했다가 1500만원을 벌었다. 그러다 친구가 강력 추천한 주식에 ‘몰빵’했다가 결국 몽땅 잃고 말았다. 그 이후로 대학교 도서관에서 증권, 주식 관련 책을 밤새 읽으며 공부한 것이 2005년 증권사에 입사하게 된 계기라고 한다.

그곳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전신인 일본 이트레이드증권이었다. 키움증권보다 앞서 한국 최초의 ‘온라인 증권사’를 표방한 증권사였다. 염 차장은 이곳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 거래를 할 때 필요한 조언을 해주는 증권 전문가 역할을 하고 있다. 대면 상담으로는 포트폴리오 전반을 상담하고, 방송 등 비대면 상담으로는 전반적인 종목 설명을 한다. 그는 2010년 머니투데이방송에서 5~10분 남짓한 시황 방송으로 방송에 데뷔했다. 최근 외부 방송 활동 비중이 커지고, 그 어느 때보다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때에 그를 눈 여겨본 삼프로TV 김동환 소장이 올해 그를 섭외했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삼프로TV 섭외 전에 김 소장님 전화를 받는 꿈을 꿨어요. 하하. 실제로 2주 뒤에 김 소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오더라구요. ‘섭외 전화구나’ 감이 와서 바로 수락했습니다. 저도 애널리스트 분들의 분석을 참고하기 위해 즐겨 보던 채널이었거든요.”

삼프로TV에서 세 명의 프로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그의 진가가 드러났다. 염블리라는 호칭을 계속 불러준 것도 이미지 굳히기에 한 몫을 했다. 그는 염탐꾼, 염탐정, 염블리 등 많은 별명 중 염블리라는 별명이 제일 마음에 든다고 한다. ‘염블리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코너가 있을 정도다.

염 차장은 악플을 받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LG화학 추천으로 시달린 악플…‘염물보’의 인기 상승=그의 인지도가 높아질 10월 무렵이었다. LG화학의 배터리부문 분사가 결정되면서 주가가 출렁였다. 주주들도 난리가 났다. 이때 염 차장은 1년 동안은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방송에서 조언했다. 그러자 채팅창과 댓글창에서는 ‘증권사 직원이라 너무 LG화학 편만 든다’며 악플이 쏟아졌다. 염 차장은 한 해를 돌이켜보면 이때가 가장 곤욕을 치른 시기였고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당시 LG화학 시가총액은 배터리 1위 업체인 CATL과 비교하면 경쟁력 있는 수준이었어요. 또한 분사 시기가 1년 뒤였기 때문에 그 전에는 주가가 오를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수많은 악플에도 제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많은 생각을 들게 해 준 사건이었습니다”

한편 염승환 차장이 일하고 있는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자체 유튜브 채널인 ‘이리온’을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수는 10월 3주 4만명대에서 곧 8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염 차장이 진행하는 ‘염블리에게 물어보세요(염물보)’ 실시간 시청자수는 평균 5000명대로, 지난 16일에는 6526명이 동시 접속하는 기록을 세웠다. 소형 증권사에서 나오기 힘든 수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염승환 차장과 같은 ‘온라인PB’를 10명 양성한다는 사내 목표가 있다. 온라인PB 개념은 ‘프라임 서비스’에서 나온 것인데, 고객 핸드폰으로 궁금해 하는 종목을 분석해주고 투자 관련 조언을 발송해주는 것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PB센터 직원들이 하는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하는 것이지만 자산 관리 서비스는 포함돼 있지 않다.

향후 이리온에서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 시스템으로 링크를 설정해 방송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투자종목 상담을 하고 투자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고 한다. 소형 증권사로서는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유튜브 방송 인기를 브로커리지 실적과 연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 이베스트 신규 계좌는 지난해보다 19.9% 증가했다. 지난해 김원규 사장 취임 이후 IB 부문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내년 반도체·2차전지·콘텐츠·건설 주목…‘주린이’ 위한 책 집필=염 차장은 삼프로TV ‘Page2’를 통해 증권 전문가들과 함께 참여한 책 ‘미스터마켓’에서 총 15개 섹터 대상으로 내년 추천 종목을 꼽았다. 가장 좋게 보는 건 역시 사이클이 회복된 반도체와 전기차에 필수적인 2차전지다.

“반도체와 2차전지는 모든 분들의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하나씩은 들어가야 한다고 봐요”

바이든 행정부 수혜를 받을 신재생에너지 섹터도 추천했다. 이외 강조하고 싶은 섹터로는 K콘텐츠와 건설을 들었다.

“전 세계가 아시아 콘텐츠 시장을 노리고 있는데 핵심은 애니메이션과 드라마입니다. 한국에서 만든 콘텐츠는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시청률 상위를 차지하는 게 공식화돼있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드라마가 호평을 받고 있고, 중국 회사가 전지현 씨가 출연하는 드라마 ‘지리산’ 판권을 사는 등 드라마제작사 몸값이 오르고 있어요. 내년 콘텐츠 경쟁은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디즈니플러스가 들어오면서 격화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드라마 콘텐츠는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 ‘스위트홈’이라는 웹툰 원작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3위에 올랐어요. 놀라운 일입니다. 이제 글로벌하게 인정받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건설 섹터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책을 10월에 썼는데, 11월말 이후 정부 주택공급 정책이 확대 쪽으로 바뀌어서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문 대통령께서도 최근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강구해보라고 하셨기 때문에 내년에는 정책이 바뀔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내 수도권 분양은 늘 잘됐기 때문에 건설사들 수익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 보고 있고요. 건설은 수조원대 손실을 빚은 중동 쇼크 등으로 지난 5년 동안 주가가 안갔는데, 1년은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는 개인적으로는 주식 교육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시가총액, PER, 유상증자 등 기초적인 주식 지식을 78개 질문으로 구성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발간될 책이라고 한다. 주식 투자에 처음 입문하는 이들의 참고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 뜻하지 않게 유튜브를 하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염블리라는 호칭도 얻게 되고 인지도가 올라가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서 우수사원까지 됐다며 웃었다. 내년에 전망에 대해서도 밝혔다.

“정말 급락장이 오면 실력자와 아닌 사람의 민낯이 드러납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올해만큼 수익을 거뒀으면 좋겠고 거기에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염 차장은 변동성이 큰 장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조은비 기자 good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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