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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수원장에 민병두···보험유관기관 ‘정·관피아 천하’

보험연수원장에 민병두···보험유관기관 ‘정·관피아 천하’

등록 2020.12.21 10:58

장기영

  기자

보험연수원, 민병두 원장 후보 단독 추천정희수 생보협회장에 이어 3선 의원 출신경제관료 정지원 손보협회장은 취임 지연국회·금융당국과 소통 따라 평가 엇갈릴듯

2020년 신임 보험유관기관장 선임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2020년 신임 보험유관기관장 선임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3선 국회의원 출신 정희수 전 원장의 생명보험협회행(行)으로 공석이 된 보험연수원장에 또 다른 전직 3선 국회의원인 민병두 전 의원이 21일 내정됐다. 공식 취임을 앞둔 고위 경제관료 출신의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까지 양대 보험협회를 포함한 3개 보험유관기관장 자리를 ‘정피아(정치인+마피아)’와 ‘관피아(관료+마피아)’가 차지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깨졌던 낙하산 인사 관행이 부활했다는 지적 속에 이른바 힘 있는 기관장들이 정치권과 금융당국을 상대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보험연수원은 이날 원장후보추천위원회 2차 회의를 열어 민병두 전 의원을 신임 원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민 원장 내정자는 이달 9일 신임 생보협회장으로 취임한 정희수 전 원장에 이어 보험연수원장을 맡게 됐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각각 국회 정무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을 역임한 3선 국의원 출신이다.

민 내정자는 1958년생으로 경기고와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문화일보에 기자로 입사해 워싱턴 특파원, 정치부장을 지낸 뒤 17·19·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올해 4월 제21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다 뜻을 접었다. 최근에는 한국거래소 이사장,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민 내정자는 보험연수원 회원사 총회를 거쳐 제18대 원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다만, 민 내정자는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난 지 3년이 지나지 않아 보험연수원장으로 취업하기 위해서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민 내정자가 보험연수원장으로 취임하면 생·손보협회를 포함한 3개 보험유관기관장 자리를 정치인과 경제관료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

앞서 생보협회는 정치인 출신 정희수 회장, 손보협회는 경제관료 출신 정지원 회장을 선임했다.

정희수 회장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현재 야당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17·18·19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국회의원 재임 기간 국토해양위원회, 국방위원회 등을 거쳐 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 기획재정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한나라당 경상북도당 위원장, 사무총장 대행 등을 역임한 대표적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이었다. 그러나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4월 대선 직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의 통합정부자문위원단 부단장을 맡았다.

정지원 회장은 행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동기다.

재무부, 재정경제원을 거쳐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과 상임위원 등을 역임한 뒤 2015년 공직에서 물러나 한국증권금융 사장,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재직했다.

이들 협회의 회원사인 보험사들은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 속에서도 회장 선임을 강행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10월 금융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6년간 금융위와 기획재정부 출신 전직 경제관료의 117개 금융기관 재직 현황을 공개하고 “금융감독원 이외의 8개 금융공공기관 중 산업은행 한 곳을 빼고는 기재부, 금융위 출신들이 수장을 맡고 있다”며 “금융권 주요 로비채널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협회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의원은 금융협회와 관련해 “업계 최고경영자(CEO) 출신이 차지하던 세 자리가 바뀌면서 6대 금융협회장 중 손보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총 세 곳이 경제관료 출신”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이 같은 지적에 아랑곳하지 않고 손보협회를 시작으로 낙하산 인사를 이어갔다.

손보협회의 경우 경제관료 출신 회장 선임을 서두르다 회장을 선임하고도 한 달째 취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지원 손보협회장은 지난달 13일 총회에서 선임됐으나, 아직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 결과를 공식 통보받지 못해 공식 취임하지 못했다.

경제관료 출신 기관장 선임에 대한 지적이 확산되자 정치권 출신 기관장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기도 했다.

생보협회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2014년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 기류 속에 민간 출신 회장 선임 기조를 유지하다 6년만에 정치인 출신 회장을 선임했다.

과거 금감원 출신이 원장을 내리 맡았던 보험연수원도 정희수 전 원장에 이어 민병두 내정자까지 연속으로 정치인 출신이 원장을 맡게 됐다.

3개 보험유기관장 모두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국회, 금융당국과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역량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저금리, 저성장으로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각종 현안 해결을 위해 유관기관장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2023년부터는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IFRS17이 도입된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 내년에는 보험설계사 수수료 제도 개편, 특수고용직 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 등이 예정돼 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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