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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보험업계 2021년 화두는 ‘제판분리·디지털·ESG’

위기의 보험업계 2021년 화두는 ‘제판분리·디지털·ESG’

등록 2020.12.17 07:01

장기영

  기자

미래에셋생명, 업계 처음 ‘제판분리’ 추진한화생명도 전속 설계사 조직 분리 검토삼성생명·화재 등 디지털 조직 확대·신설‘탈석탄 금융’ 선언 등 ESG 경영도 가속화

보험사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보험사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미래에셋생명이 국내 보험사 중 처음으로 상품 개발과 판매를 완전히 분리하는 실험에 돌입하면서 ‘제판(제조+판매)분리’가 내년 보험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저금리 장기화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탈(脫)석탄 금융’을 비롯한‘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경영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發 제판분리 확산=미래에셋생명은 내년 3월 전속 보험설계사 3300여명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이동시켜 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할 예정이다.

모회사인 미래에셋생명은 상품 개발과 자산운용에 집중하고, 자회사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상품 판매를 전담하게 된다.

국내 보험사가 이 같이 상품 개발과 판매를 완전히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추진하는 것은 미래에셋생명이 처음이다. 기존에도 일부 보험사가 자회사형 GA를 설립해 상품을 판매해왔으나, 기존 전속 설계사 조직은 유지해왔다.

미래에셋생명은 제판분리에 앞서 지난 10년간 최고경영자(CEO)로 활약해 온 하만덕 부회장을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기존 대표이사가 상무급 임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사활을 건 파격 인사라는 얘기가 나온다.

미래에셋생명이 제판분리 실험에 성공할 경우 자회사형 GA를 활용한 판매 패러다임 전환은 업계 전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저성장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와 설계사 고용 구조 개편 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자회사형 GA 설립이나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원으로 전년 7조2863억원에 비해 1조9496억원(26.8%)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조9963억원을 당기순이익을 남긴 이후 10년만에 가장 적은 금액이다.

보험연구원은 내년 퇴직연금을 제외한 국내 보험사의 전체 수입보험료가 1.7% 증가해 올해 수입보험료 증가율 4.2% 대비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올해 2.5% 증가에서 내년 0.4% 감소로 전환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해 지점 운영과 인력 고용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게 보험사들의 계산이다.

현재 생명보험업계 2위사 한화생명도 전속 설계사 영업조직을 떼어내 자회사형 GA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합병한 기존 자회사형 GA와는 별도로 다른 GA를 설립해 설계사들을 이동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화생명은 이달 초 기존 소규모 자회사형 GA인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을 합병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전속 설계사 수는 1만9855명으로 삼성생명(2만427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15일 2021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하면서 영업부문 임원 인사를 내년 초로 미뤄 제판분리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디지털 전환으로 새 먹거리 경쟁=내년 보험업계의 또 다른 화두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T) 경쟁이다.

대형 보험사들은 최근 내년도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디지털 관련 조직을 확대하거나 신설했다.

각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은 기존 디지털사업팀을 디지털사업부로 격상했고, 삼성화재는 디지털본부를 신설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11월 ‘디지털 청약 프로세스’, ‘지문인증 전자서명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는 등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강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앞서 삼성생명은 통합자산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와 고객맞춤형 보험·대출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금융데이터 교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5월 카카오페이와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이 무산된 이후 자체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자동차 파손 실시간 확인 시스템’, ‘디지털 자동응답시스템(ARS)’ 등을 도입했으며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안내 서비스도 확대했다.

이 밖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다른 금융계열사들과 유망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등 다양한 신사업 추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기존 디지털혁신지원실을 DT지원실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DT지원실은 고객가치 극대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회사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유기적으로 운영 및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DT지원실 산하에는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사업모델 구축을 지원하는 DT추진팀과 디지털혁신지원파트가 신설됐다.

교보생명은 올해 보험업계 최초로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챗봇을 접목한 ‘비대면 고객상담 시스템’을 구축한데 이어 ‘사고보험금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역시 보험업계 최초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보험 가입에 필요한 진단 절차를 자동화한 ‘대용진단 자동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속 가능 성장 위한 ESG 경영=보험업계는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ESG 경영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다른 금융계열사와 함께 ‘탈(脫)석탄 금융’을 선언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탈(脫)석탄 정책을 강화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2018년 6월 이후 석탄 발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한 바 있다.

여기에 앞으로는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융자뿐 아니라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삼성화재는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보험계약을 인수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한화생명은 보험업의 특성을 살려 사회적 책임 수행과 가치 창출을 위한 활동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

한화생명의 ESG 등급은 지난해 ‘B+’에 비해 한 단계 높아졌다. 부문별로 환경은 ‘A’, 사회는 ‘A+’ 등급을 받았다.

환경 부문의 경우 에너지 절감 노력과 친환경 사옥 관리 시스템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 사회 부문에서는 지역사회 환원, 협력사와의 상생, 소비자 보호 노력을 인정받았다.

롯데손해보험도 업계 최초의 소방관 전용 보험상품인 ‘렛히어로(let:hero) 소방관보험’을 출시하는 등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신규 투자 시 ESG가 우수한 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탄소를 줄이는 자산운용을 위해 친환경 자산운용 전략을 수립 중이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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