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회장, 취임 일성으로 금융권 디지털 전환 내세워은행권, 디지털 전환에 따른 ‘영업점 감축’ 문제로 당국과 갈등민·관의 장점을 두루 갖춘 인사로 당국에 현안 해결 기대
김광수 신임 은행연합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내세웠다. 김 회장은 지난 1일 “디지털 은행으로 변모하지 않으면 위상이 격하되거나 파괴된다는 게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의 시나리오”라며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에도 불구, 국내 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느리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회장은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에도 디지털금융을 강조했다. 디지털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가속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체계 도입 추진, K-뉴딜사업 활성화를 위한 13조8000억원 금융지원 계획 수립 등 은행의 지속가능 경영 및 사회적 책임 이행을 동반한 체질개선에도 성과를 냈다.
문제는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나서면서 영업점 감축이 동반되자 이를 두고 당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은행권은 꾸준히 대표적인 대면채널 중 하나인 영업점을 꾸준히 줄여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지난 2012년 7681개였던 영업점포는 지난해 6710개로 감소했다. 올 3월 기준으로는 6652개다. 4대 시중은행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영업점 감축은 은행의 경영 전략 중 하나다. 핀테크 기술의 발전으로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힘을 받던 도중,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환경이 뉴노멀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자 중 최근 3개월 내 일반은행의 모바일 뱅킹서비스를 이용한 응답자의 비율은 57.1%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과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은행의 상황은 십분 이해하나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저하, 양질의 일자리 감소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이밖에도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쌓여있다.
이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제재 문제로 금감원과 은행권 사이에 마찰이 빚어진 데 이어 라임자산운용 펀드 관련 제재가 예고돼 있어 갈등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감원은 이르면 이달부터 라임 펀드 판매 은행들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DLF 부실부터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실추된 은행권 신뢰도 회복해나가야 한다.
업계에선 관료 출신 인사로 분류되는 김 회장이 취임한 만큼, 현안을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행정고시 동기로 관 출신이면서 금융회사 CEO 경력까지 갖춘 만큼, 민·관의 장점을 두루 갖춘 인사로 평가받는다.
일단 김 회장은 당국과 국회에 내야할 목소리는 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은행과 연합회가 당면한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데 격의없이 소통하고 솔선수범하겠다”라며 “국회, 금융당국, 은행, 다른 협회와도 긴밀히 협조하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겠다”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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