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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20-11-18 15:01

수정 :
2020-11-18 15:11

[정백현의 직언]금융권 협회장 ‘정피아 유력설’ 유감

은행聯 민병두·생보協 정희수 등 정치인 대두
CEO 無경험 ‘금융 문외한’, 업계 도태시킬 수도
은행 가치 지속 하락에도 규제 혁파만 목매서야
‘목소리만 큰 사람’보다 ‘똑똑한 전문가’가 필요
업계 위한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모습도 보여야

국내 은행들의 연합체인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사들의 모임인 생명보험협회의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한창이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17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 7명을 확정했다. 예상했던 인물도 있는 반면 다소 예상외로 꼽혔던 인물도 명단에 들어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국회 정무위원장을 역임했던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는 점이다. 기자 출신으로 서울지역 3선 의원을 지낸 민 전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장을 맡으면서 금융 관련 정책에 관여한 바가 있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금융업의 ‘ㄱ’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민 전 의원이 각종 금융 관련 기관과 단체 수장의 하마평에 등장하는지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 실제로 민 전 의원은 은행연합회 외에도 차기 한국거래소 이사장 하마평에도 오른 바 있다.

민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서 공보특보단장을 맡았던 ‘대선 공신’ 중 한 명이다. 공로가 있는 만큼 어떻게든 청와대와 정부 고위층이 민 전 의원의 ‘재취업’을 도우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한다.

여기에 생명보험협회 회장에는 ‘철새 정치인’으로 꼽히는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의 피같은 자산을 키우고 관리하는 금융권이 어쩌다 정치인들의 놀이터로 변질됐는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은행연합회 회장은 1984년 현재의 연합회 체제로 개편된 후 초대 고 김준성 회장부터 김태영 현 회장까지 12명의 인물이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역대 회장 중 은행장 경험이 없는 사람은 2대 회장인 고 신병현 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유일하다. 한국은행 총재 재임 경력은 있었지만 시중은행장 재직 경험이 없었다. 나머지 11명의 전임 회장은 모두 이력서 안에 ‘은행장’ 경력이 한 줄 이상 있다.

물론 순수 민간 금융인 출신은 5대 이상철 회장, 8대 신동혁 회장, 12대 하영구 회장, 13대 김태영 회장 등 4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관료 출신으로 관직 은퇴 후 특수은행이나 국책은행의 CEO를 맡은 이들이었다. 그래도 은행장으로서 은행 경영의 실무를 경험해봤다.

과거에는 굳이 금융회사 CEO 경력이 없어도 금융권 협회장 선임이 가능했다. 당시는 군사독재 시기였고 정부의 협박이 통하던 시대였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민주정부가 뿌리를 내린 이 시점에 CEO 경력이 없는 ‘금융 문외한’이 회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은행연합회 회장과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아무나 오는 자리가 아니다. 특히 은행이 우리나라 경제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한다면 은행연합회 회장만큼은 아무나 뽑아서는 안 되는 자리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어둡다. 금리가 낮기 때문에 은행이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의 규모는 제한적이다. 더구나 각종 금융업 관련 규제가 심한 탓에 제대로 된 혁신을 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숱하게 하고 있다.

국내은행의 어두운 업황은 수치적 지표로도 나온다. 투자한 자본으로 얼마의 이익을 벌었는지 알 수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대표적이다. 3분기 국내은행의 평균 ROE는 6.3%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83%포인트 하락했는데 이 지표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국내은행의 평균 ROE가 갈수록 하락한 사이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등 아시아 일부 지역 은행들의 ROE는 10%대를 상회할 정도로 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다른 나라의 은행도 제한된 규제 환경 안에서 경영에 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은행들만 유독 돈을 못 버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명색이 동아시아의 선진 금융기업을 자처하는 대한민국 은행들이 닭 쫓던 개가 돼서야 되겠는가.

금융업은 일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한 산업이다.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가 아니라 금융 소비자의 자산을 안전하게 막아낼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 업계 확장성을 높이겠다는 미명 하에 규제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 최근 잇달아 터진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대표적 폐해다.

무작정 규제를 풀어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금융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가운데 적정선의 규제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지혜롭게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은행권이 해야 할 일이고 은행연합회는 그에 대한 해답을 연구해야 하며 은행연합회 회장은 이를 업계 안팎과 공유해야 한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 당국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규제 혁파’를 읍소할 수 있는 ‘목소리 큰 사람’을 무작정 뽑을 것이 아니라 규제당국과 적절히 소통하면서 제한적 환경 안에서 이익의 질을 높이고 산업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똑똑한 전문가’를 업계 대표자로 뽑는 것이 순리다.

물론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은 정부 당국자와 대화가 잘 통한다. 평생을 남들과 대화하는 일로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스스로 사업 대안을 발굴할 수 있는지, 당국자들과 나누게 될 대화의 깊이가 어떨 것인지는 상당한 의문이다. 무슨 대화를 해서 생산적 대안을 낼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의 금융회사가 유독 힘들게 이익을 버는 원인에 대해 근본적 문제의식을 제기할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지금 금융권에 필요한 것은 ‘스피커’가 아니라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적어도 해당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근본적으로 업계의 어떤 문제를 고쳐야 하는지, 어떤 사업 콘텐츠를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아는 사람이 대표자가 돼야 한다.

업계 안팎의 이같은 우려를 ‘정피아’ 본인도 알고 있다면 스스로 회장직 고사를 선언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았다. 그러나 본인의 고사 의지가 없다면 업계가 과감히 정피아를 버리는 것이 업계 전체를 살리고 해묵은 ‘정피아 논란’을 없애는 길이 될 수 있다.

은행연합회 회장과 생보협회 회장은 각 협회 소속 금융회사 CEO들의 손에 의해 선출된다. 이들이 그릇된 선택을 하는 순간 금융업 발전은 남의 얘기가 된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예전의 유명한 광고 카피를 다시금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금융업의 건전하고 장기적인 발전을 생각한다면 ‘금융 문외한’인 정치인을 업계 대표자로 택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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