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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의 인더스트리]‘허윤홍-정기선’ 두 후계자를 위한 두산인프라 인수전

두산인프라코어 본입찰을 앞둔 시점에서 GS건설 허윤홍 사장과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부사장이 재계 후계구도에서 주목받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를 잡기 위한 인수 경쟁이 달아올랐다. 현대중공업이 출사표를 던진 지 한 달만에 GS건설이 인수 참여를 공식 선언해 관심이 뜨겁다.

그런데 알고 보면 재계 10위내 두 기업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탐내는 배경엔 후계구도가 자리하고 있다. GS 4세인 허윤홍 GS건설 사장과 현대중공업 오너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주목받는 후계자들이다. 이 둘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경영수업을 받아왔고, 어느덧 그룹 세대교체의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다.

GS건설은 지난달 28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관련 예비입찰자로 선정된 사실을 공시했다. 재무적투자자(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현대중공업으로 판세가 기울어질 것처럼 보였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반격을 예고해 재계 시선을 끌어당겼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를 가져가는 후계자 간 경쟁으로 봐야 한다”고 인수전 양상을 평가했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GS 전 회장의 장남이다. 1979년생으로 지난해 말 GS그룹 정기인사 때 GS건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허윤홍 사장은 GS건설을 이끌 차기 리더로서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S 4세 경영자 중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함께 내부 경쟁도 하고 있다.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분명 있다. 건설업에 건설장비 사업까지 두는 수직계열화로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내 주택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짜여진 GS건설이 두산이 구축한 건설장비 인프라를 통해 해외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으로 경영 승계가 이미 진행 중이다. 1982년생인 정기선 부사장은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에서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부사장과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일각에선 ‘정기선 체제’ 준비를 위해 현대중공업지주가 인수 주체로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현대건설기계가 두산의 건설기계 사업부문을 인수하면 관련 업계에서 글로벌 빅5로 도약할 수 있다.

이달 중 두산인프라코어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손잡고 유리한 위치에서 본입찰에 참여를 앞두고 있고, GS건설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뒤늦게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의사를 드러냈다.

재계 안팎에선 현대중공업의 인수전 참여를 놓고 이동걸 산은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을 만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을 성사시킨 이동걸 회장이 ‘2차 빅빌’의 최적 후보로 현대중공업을 주목한데서 비롯된 의견이다.

그래서 현대중공업은 산은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꾸려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산은 수석부행장을 역임했던 이대현 씨가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려 인수전 참여 과정의 독립성 논란도 불거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책임자로서 두산인프라코어를 비싸게 팔아야 하고, KDB인베스트먼트는 매수자 입장에서 싸게 싸야 한다. 산은 입장은 둘로 상충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동걸 회장은 “KDBI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고 우린 관여 안한다”며 애둘러 즉답을 피했다.

산은은 유동성 위기를 겪은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3조원을 지원했다. 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적절한 원매자에 두산인프라코어를 넘기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GS건설은 지난 수년간 부동산 호황과 아파트 분양 열기로 성장세를 거듭했다. 자금력은 현대중공업보다 한수 위로 평가받는다.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약 2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기계가 공개한 현금성 자산은 8387억원이다. 만일 흥행 열기가 더해져 인수가가 1조원을 웃돈다고 해도 풍부한 유동 자금을 보유한 GS건설이 물러서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GS건설기계가 탄생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보지 않겠냐”며 GS건설의 인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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