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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요건 10억 유지”···부동산에 데인 ‘2030’ 눈치봤다

“대주주 요건 10억 유지”···부동산에 데인 ‘2030’ 눈치봤다

등록 2020.11.03 15:20

고병훈

  기자

당정, 대주주 요건 3억원 정부안 ‘유예’ 결정부동산 좌절한 2030 “사다리 걷어차는 꼴”성난 민심에 결국 ‘백기투항’···동학개미 위상↑美 대선 이후 최종 ‘발표’···친개미 행보 계속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요건’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정부안을 유예하기로 했다. 과세 대상 확대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 사실상 ‘백기투항’한 셈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정은 지난 1일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대주주 요건 강화안을 유예하기로 공감대를 이뤘다. 여당과 정부는 주식 양도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요건을 2023년까지 현행 ‘10억원’ 기준을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고, 미국 대선 결과 등을 보고 내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배경에는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주식 양도소득세(22~33%)를 내야 하는 대주주 요건을 3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즉 현행 기준으로 개별 종목 주식을 10억원 이상 가지고 있으면 양도세를 냈지만, 새로운 정부안이 시행되면 투자자 본인을 비롯해 배우자와 조·외조부모, 부모, 자녀, 손자 등의 주식 보유액의 총 합계가 3억원을 넘으면 대주주가 돼 양도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양도세 부과 기준이 하향되는 것은 물론 ‘가족 합산’으로 적용 대상이 대폭 확대되는 것을 두고 ‘현대판 연좌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이와 관련해 정부여당의 핵심 지지층인 2030 젊은 주식투자자들까지 등을 돌리자, 당과 정부 내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주식을 처음 시작했다는 사회초년생 A씨(27)는 “2030세대들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은 꿈도 꾸기 힘든 상황”이라며 “재산을 불릴 수 있는 수단이 주식밖에 없다고 생각해 눈을 돌렸는데, 이 사다리조차 걷어차려는 것이냐”고 호소했다.

실제로 올해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킨 주식투자 열기의 중심축은 2030세대다. 이들은 부동산 투자의 ‘막차’를 놓쳤다는 좌절감에 주식시장으로 대거 눈을 돌렸고, 올해 증권사 신규 개설 계좌의 약 70%가 2030세대일 정도로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층의 부동산 진입 장벽이 높아진 반면, 주식은 적은 금액으로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증세를 이유로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고, 개인투자자들의 의욕마저 꺾을 경우 2030세대의 분노가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7월 금융세제개편안과 관련해 “모든 정책은 국민의 수용성이 있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주식시장을 떠받쳐온 동력이 개인투자자들을 응원하고 주식시장을 활성화 하는데 목적을 둬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된 ‘대주주 3억원’ 논란과 관련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민주당 유튜브에서 진행된 특별대담에서 “아까부터 계속 나오는 댓글이,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3억을 폐지하라는 것인데 너무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역시도 개인투자자들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 당대표로서 직접 ‘동학개미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앞서 정부는 개인투자자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해 온 공매도 거래 금지를 연장시키고, 금융투자소득 과세 기본공제액을 종전 2000만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동학개미들의 눈치를 적극 살피기도 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개인투자자들의 참여 확대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인들이 강력히 주장해온 무차입 등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공매도 범위 축소 등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사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위상이 달라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증시 회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동학 개미’들이 거론되면서 이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시 내 개인 자금 유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역할도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공매도 재개나 대주주 요건 확대처럼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큰 사안일 경우 정부가 여론을 무시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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