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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은행권 ‘CEO 인사 태풍’ 불까

가을 은행권 ‘CEO 인사 태풍’ 불까

등록 2020.10.05 16:27

정백현

  기자

모험적 CEO 교체보다 안정적 연임 대세 이룰 듯씨티은행, 오는 7일 차기 행장 결정···유명순 유력순수 민간은행 사상 첫 여성 CEO 등장 여부 주목수협은행, 행장 후보간 정부-수협 의견 차이 관건그룹 내 2인자 입지 굳힌 허인·진옥동, 연임 유력권광석·지성규, 향후 경영 성과가 롱런 여부 결정

가을 은행권 ‘CEO 인사 태풍’ 불까 기사의 사진

추석연휴가 마무리된 후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 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향후 성과에 따라 진로가 결정될 사람도 있다. 또 의외의 잠룡이 CEO 자리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부터 길게는 내년 3월까지 주요 금융회사 CEO의 임기가 차례대로 종료된다.

임기 종료가 가장 빠른 사람은 이동빈 수협은행장과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다. 이동빈 은행장과 박진회 전 은행장의 임기는 각각 오는 24일과 27일에 만료된다. 두 은행장 모두 연임을 포기한 상황이다.

박 전 은행장은 임기 만료를 두 달여 앞둔 지난 8월 중순 퇴임 의사를 밝혔고 유명순 수석부행장에게 은행장 직무를 맡긴 상태다. 씨티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7일 차기 은행장이 될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유 부행장이 후임 은행장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유 부행장이 차기 은행장으로 선임되면 지난 2016년 퇴임한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여성 은행장 시대’가 열리게 된다. 또 순수 민간 은행 CEO 중에서는 역대 첫 여성 은행장이 된다.

수협은행도 차기 은행장을 새로 뽑아야 한다. 이동빈 은행장이 임기 만료 후 퇴임 의사를 밝혔고 공모를 통해 내·외부 인사 5명이 차기 은행장을 놓고 경쟁 중이다. 다만 수협은행은 은행장 선임 절차가 다소 복잡해 앞으로의 은행장 선임 과정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 등 정부 출신 위원 3명과 수협중앙회 추천 위원 2명 등 총 5명의 위원이 참여하고 이 중 4명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결국 정부와 수협 측이 사실상 의견 일치를 이뤄야 은행장 선임이 가능한 셈이다.

수협 측에서는 내부 인사인 김진균 수석부행장과 김철환 부행장을 밀고 있고 정부 측에서는 은행장 경력이 있는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장 후보들에 대한 면접은 오는 12일 열리며 면접 이후 대략적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은행장이 바뀌었거나 연임을 확정한 곳도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 9월 2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제13대 임성훈 은행장을 공식 선임했다. 그동안 대구은행장을 한시적 겸직했던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업무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내년 1월로 임기가 끝나는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지난 9월 초 3연임을 확정하면서 은행장 임기를 오는 2024년 1월까지 연장하게 됐다.

관건은 대형 시중은행장들의 거취 문제다. 허인 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지성규 하나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등 굵직한 은행들의 수장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오는 11월에 임기가 끝나는 허인 은행장과 12월 말에 임기가 만료되는 진옥동 은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허 은행장은 지난 2017년 최초 선임 후 큰 탈 없이 국민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연임한 바 있지만 3연임을 막을 조항은 없다. 특히 그룹 내에서 확실한 2인자로서의 입지를 굳힌 만큼 무난한 연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다만 변수도 있다. 허 은행장과 함께 KB금융지주 회장 레이스에 참여했던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나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허 은행장을 제치는 것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진옥동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허 은행장보다 더 높다. 진 은행장은 핵심성과지표(KPI) 개선,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 도입, 디지털영업부 신설 등 은행 안팎의 체질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뚜렷한 성과도 냈다.

더구나 진 은행장과 자웅을 겨룰 만한 경쟁자도 은행 안팎에서 딱히 보이지 않기에 연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임기 만료까지 5개월여를 앞둔 권광석 은행장과 지성규 은행장은 향후 경영 성과에서 롱런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년의 임기만 받은 권 은행장의 경우 확실한 성과가 있어야 안정적인 연임을 보장할 수 있다.

물론 권 은행장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무난한 성적표를 받은 점을 고려한다면 큰 이변이 없는 한 권 은행장도 연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영업통’으로 알려진 지 은행장의 성과도 만족스러운 점을 감안할 때 연임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은행의 경영 여건에도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무리한 CEO 교체는 경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안정을 꾀하는 기조로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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