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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전방위 현금확보···‘팔 수 있는건 팔자’

금호그룹, 전방위 현금확보···‘팔 수 있는건 팔자’

등록 2020.09.21 11:47

이세정

  기자

항공과 별개 1200억 투입···추가 지원 가능성 금호고속·금호산업, 사실상 채권단 영향 아래상응하는 자구안 필요, 고속버스사업 매각 관측복합쇼핑몰 유스퀘어 유력 매물···도심부 핵심 입지금호리조트 아시아나CC, 매각가 최소 2500억 추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확보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로 그룹 전체가 채권단 수혈을 받는 만큼, 자발적인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

21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최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했다. 이 자구안에는 금호리조트 매각 등 다양한 검토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은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최종 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룹의 몸집 줄이기는 아시아나항공이 촉발했다. 지난해 4월 결정한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약 1년 5개월여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우선협상대상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딜 클로징(거래종결)을 지연시킨게 발단이다. 채권단과 그룹은 수차례에 걸쳐 협상 재개를 요구했지만, 결국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며 지난 11일 공식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

채권단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자금난 해소를 돌파하기 위해 약 2조4000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우선 투입을 결정했다. 동시에 그룹에도 120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정밀실사 이후 추가 지원도 준비 중이다.

채권단 실사에 따르면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금호고속은 이달 말까지 11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부족하다. 연말 기준으로는 4000억원이다. 금호고속 위기가 그룹사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현재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이다.

금호고속은 작년 4월 채권단으로부터 1300억원을 빌렸다. 담보는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전량(45%)이다. 만기일은 HDC현산으로부터 대금 유입이 예정된 올해 4월이었지만, 계획이 틀어지면서 1년 더 연장됐다. 사실상 금호고속과 금호산업도 채권단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다만 이번 지원은 공짜가 아니다. 채권단은 자금 투입에 상응하는 자구안을 요구했다.

그룹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금호고속이 최근 고속버스 사업을 분할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금호고속은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서 금호익스프레스를 설립하기로 결의했다. 금호고속이 100% 지분을 가진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다음달 1일 분할된다.

금호고속은 지난해 말 별도기준 당기순손실은 792억원으로, 자본금을 까먹고 있다.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219억원,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은 53억원으로 총 272억원이다. 전년 335억원보다 줄었다.

또 보유 지분과 부동산 등 대부분이 담보가 잡혀있다. 1조2100억원 상당이다. 담보제공건물에 대한 보험금마저 담보로 내놓았다. 더이상 내놓을 게 없는 만큼, 내년 4월에 갚아야 할 차입금을 마련할 방도가 마땅치 않다.

금호고속이 업계 1위인 고속버스 사업부를 정리한다면, 매각 대금은 고스란히 금호고속으로 유입된다. 알짜 사업 정리로 사세는 급격히 축소되지만, 유동성 흐름은 완화할 수 있다.

금호고속 소유의 유스퀘어도 매각 명단에 올라있다. 광주종합터미널과 대형서점, 영화관, 음식점 등을 갖춘 복합 쇼핑몰 유스퀘어는 광주 도심 핵심 입지에 자리잡고 있다. 금호고속은 유스퀘어 임대료 등도 받고 있다.

매각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지의 장부금액은 4624억원이지만, 금호고속은 이를 담보로 1542억원을 단기 차입했다. 광주신세계는 2033년까지 5270억원을 내고 장기 임대 중이다.

그룹은 가장 매물 매력도가 높은 금호리조트를 파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금호리조트는 금호산업에서 레저사업부문을 떼내 설립됐다. 국내에서는 금호통영마리나 등 4곳의 리조트와 아산스파비스 등 3곳의 워터파크를 운영한다. 아시아나컨트리클럽(CC)과 웨이하이포인트 호텔&골프리조트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CC의 경우 36홀의 회원제 전용 골프장이다. 이른바 ‘골프 8학군’이라 불리는 황금 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몸값은 최소 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호반그룹은 최근 경기 여주에 위치한 36홀 짜리 스카이밸리CC를 홀당 65억원 이상에 팔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강원 홍천 27홀 짜리 클럽모우CC를 각각 홀당 68억원에 매각했다.

HDC현산이 실사 과정 중 가장 유의깊게 살펴본 곳도 아시아나CC다. 당시 HDC현산은 CC 인근의 인재개발원 부지까지 포함해 추가 개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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