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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째 부재 중 박은상···위기 속 오너 부재 흔들리는 위메프

100일째 부재 중 박은상···위기 속 오너 부재 흔들리는 위메프

등록 2020.09.15 16:37

정혜인

  기자

안식휴가·휴직으로 수장 공석···하송 부사장 대행 체제복지 축소·조직 신설 등으로 내부 갈등···노조 설립까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박은상 위메프 대표가 자리를 비운지 100일 여가 지났다. 그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이커머스업체들이 고공성장 하는 가운데 위메프만 주요 경영지표가 뒷걸음질 쳤다. 게다가 인사를 두고 내홍까지 겪으면서 ‘리더십 부재’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위메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 6월 한 달간의 안식휴가로 자리를 비운 이후 7월부터 건강 문제로 휴직하고 있다. 이날로 벌써 100일이 넘게 대표이사가 공백인 상태다.

위메프는 박 대표가 휴직하면서 각 부문별 4인 조직장 체제의 임시 경영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박 대표의 휴직이 길어지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하 부사장의 대표이사 직무 대행 체제를 시작했다. 수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해 이커머스 업계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위기 의식에 따른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네이버의 이커머스 사업 본격화 등으로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위메프는 경쟁사와 달리 방문자 수, 트래픽 등 주요 지표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실제 하 부사장은 지난달 말 리더급 이상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사 숫자(경영지표)들이 2017년 수준으로 퇴보해 참담하다며 “현재의 위기를 넘어서지 못하면 회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 부사장 대행 체제 이후 위메프는 조직 개편과 신규 프로젝트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오픈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품군과 파트너수를 대폭 확대하겠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것인 지난달부터 시작된 ‘빈선반 프로젝트’다. 우선 신규 파트너사 확보를 위해 영업본부 내 각 카테고리 실별로 신규 영업 파트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상품기획자(MD)가 파트너사 관리와 신규업체 소싱을 함께 병행하던 것을 두 직무로 쪼갠 것이다. MD는 기존 파트너사의 상품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업무를 맡는다.

이후 지난 1일 제휴본부를 신설하고, 박정훈 신사업제휴실장을 이사로 승진시켜 조직을 총괄하도록 했다. 박 실장은 올 상반기 GS프레쉬와 제휴로 시작한 ‘마트당일배송관’ 서비스를 이끈 인물이다.

하 부사장은 신사업 속도도 조절하고 있다. 박 대표는 방송업·통신 판매업·화장품 도매업까지 기존 4개였던 자회사를 지난해 8개 추가하며 총 12개로 늘리는 등 신사업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을 다시 따져보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설립한 신설 자회사 중 하나인 인벤터스가 론칭한 요거트 브랜드 ‘리틀리케’가 최근 표절 문제로 6개월만에 철수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도 신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또 지난해 하반기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37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한 후 올해까지 1000명의 MD를 충원하기로 계획 역시 잠정 보류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MD와 보조MD(AMD) 일부를 신규 영업 파트 조직으로 보내면서 사실상 ‘강등’이라며 반발하는 직원들이 나왔다. MD는 상품 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주로 하는 반면 새 업무는 영업이기 때문에 경력이 전혀 달라진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앞서 위메프는 박 대표가 부재중이었던 지난 6월 일부 복지제도를 조정하면서 ‘복지를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이미 위메프 직원들은 부당한 처우와 수평적이지 않은 업무 환경 등으로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결국 직원들은 일방적인 인사, 복지제도 축소, 부당한 업무환경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날 첫 사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박성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위메프지회 지회장은 “업무 지시, 강요, 퇴근 등 불합리한 처우와 수평적이지 업무 환경, 분위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조가 출범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표이사 공석이 더 길어지면 위메프의 위기가 지속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위메프는 박 대표가 6월 안식휴가에 들어갔을 당시 하송 부사장으로 대표이사가 교체된다는 설에 시달린 바 있다.

하 부사장은 위메프 창업주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의 최측근으로, 허 대표가 국내 첫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창단할 당시 단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최근에는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에서 허 대표와 하 부사장이 각각 이사회의장과 대표이사를 맡고 있을 정도로 밀접하다. 공교롭게도 현재 박 대표의 공석을 메우고 있는 것 역시 하 부사장이다.

박 지회장은 “경쟁 체제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이나 사업의 방향성도 흔들리고 있는데 이것이 조직으로 공유가 되지 않고 있다”며 “CEO가 공석이면 어떤 식으로 회사가 운영될 것이라는 공지가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이 전무해서 조직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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