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8일 목요일

  • 서울 10℃

  • 인천 12℃

  • 백령 9℃

  • 춘천 10℃

  • 강릉 9℃

  • 청주 10℃

  • 수원 11℃

  • 안동 8℃

  • 울릉도 11℃

  • 독도 11℃

  • 대전 9℃

  • 전주 10℃

  • 광주 11℃

  • 목포 11℃

  • 여수 12℃

  • 대구 9℃

  • 울산 9℃

  • 창원 12℃

  • 부산 12℃

  • 제주 12℃

‘취임 6개월’ 권광석 우리은행장, ‘제로베이스 혁신’ 통했다

‘취임 6개월’ 권광석 우리은행장, ‘제로베이스 혁신’ 통했다

등록 2020.09.16 07:01

주현철

  기자

불안정 속 ‘제로베이스 혁신’ 추진···조직 안정 성과조직개편 등 DT 경쟁력 강화···빅테크와도 협력 나서‘소비자 보호’ 앞장···적극적 배상 등 고객 신뢰 회복임기 절반 소화···내·외부에 내놓을 뚜렷한 성과 필요

‘취임 6개월’ 권광석 우리은행장, ‘제로베이스 혁신’ 통했다 기사의 사진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취임 6개월을 맞이한다. 지난 3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한 금융당국 제재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임기를 시작했지만 꼬인 실타래를 풀어가며 빠르게 조직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권 행장은 취임 당시 ▲고객신뢰 회복 ▲조직 안정 ▲영업문화 혁신을 3대 경영방침으로 세우고 ‘제로베이스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행장은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철저히 제로베이스에서 점검하고 개선해 어떤 경우에도 항상 고객을 최우선시 하는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 행장의 이 같은 경영방침은 곧 일선에 적용됐다. 모든 직원이 원하는 복장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도록 하고 행원급 여성 직원만 입었던 유니폼도 없앴다. 유연한 복장을 통해 직원의 개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딱딱하고 보수적인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다.

코로나19 위기 속에 피해 복구 지원에도 앞장섰다. 권 행장은 취임 첫 업무로 코로나19 관련 대고객 지원 현황 등을 점검하고 “은행은 실적이나 KPI 보다는 당장 생업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고객들이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신속하게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권 행장 취임 후 빠르게 조직안정을 찾은 우리은행은 디지털 전환과 고객 맞춤 서비스도 강화했다. 권 행장은 고객중심 경영과 디지털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새로은조직 체계 ‘ACT(Agile Core Team)’ 조직을 도입하고 고객 중심의 상품전략 수립 추진을 위한 투자상품전략단도 신설했다.

디지털전환 가속화와 AI도입 등을 위한 디지털금융그룹 조직도 강화됐다. DT추진단과 AI사업부를 신설해 은행의 디지털 전략과 신기술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AI 등 신기술의 은행사업 적용을 연구해 금융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갈 기반을 닦았다.

아울러 기존 금융사들의 경쟁사로 여겨졌던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과 연합전선도 구축했다. 고객편의를 강화하는 쪽으로 DT를 추진하겠다는 권 행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혁신과 함께 권 행장은 ‘소비자 보호’ 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해외금리 연계파생결합펀드(DLF) 자율배상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대부분 완료된 상태다.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에 대한 금융감독원 배상 권고도 은행권 내에서 유일하게 수용했다.

또한 라임펀드와 관련해서도 원금의 최대 51%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고 투자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이뤄졌을 경우 고객에게 투자 원금 전액을 돌려주는 ‘금융투자상품 리콜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어느덧 권 행장의 임기가 절반이 지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장의 임기는 2년 혹은 3년인데 권 행장은 1년에 불과하다. 이에 남은 임기동안 뚜렷한 성과를 남겨야 한다.

우리금융 임추위가 권 행장을 낙점한 이유가 내실다지기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권 행장의 IB와 해외IR 경험 등을 높이 평가하면서 우리은행의 글로벌 전략 추진에 최적임자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결국 그에게 주어진 단기 임무는 내실다지기와 코로나19 극복이지만 중장기적으론 해외진출 교두보 마련이란 확실한 과제를 부여한 셈이다. 우리금융이 다른 금융지주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맏형 계열사로서의 역할도 적극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우리금융이 차기 M&A로 추진하고 있는 아주캐피탈 인수도 권 행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권 행장은 지난 2017년 우리은행 IB그룹 집행부행장으로 있으며 아주캐피탈 지분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의 지분 74.03%를 인수한 웰투시제3호사모투자합자회사의 지분 49.8%를 인수했으며 나머지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도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권 행장이 단기 임무를 무난하게 수행하면서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디지털과 글로벌, IB, 실적 등의 분야에서 구체적인 실적과 함께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권 행장은 1988년 우리은행에 들어온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실과 우리아메리카은행 워싱턴 영업본부장,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 우리은행 대외협력단장, 투자은행(IB) 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말 인사에서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로 선임됐다. 이후 새마을금고중앙회로 자리를 이동했고 2020년 3월 제52대 우리은행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은행장 임기는 1년이지만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

권 행장은 “제로 베이스에서 상반기 동안 조직 전반을 정비한 시간을 가졌다”며 “이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언택트, 디지털로 대변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