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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준이형 고마워”···6년 만에 갤럭시아컴즈 지분 판 구본호

“현준이형 고마워”···6년 만에 갤럭시아컴즈 지분 판 구본호

등록 2020.09.11 07:51

수정 2020.09.11 12:06

천진영

  기자

구씨 갤럭시아컴즈 지분 5.49% 처분 99억 확보 작년부터 1년 넘게 유지한 담보계약 7월말 해지투자자산 정리 수순, 잔여 지분 처분 시 42억 차익

(왼쪽부터)구본호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부터)구본호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범 LG가(家) 3세 구본호 씨가 갤럭시아컴즈 일부 지분을 매각하며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섰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의 친분으로 2015년 투자를 결정한 지 6년 만이다. 구씨가 최근 투자 자산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갤럭시아컴즈에 대한 추가적인 지분 매각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씨는 이달 1~10일 8차례에 걸쳐 보유하고 있던 갤럭시아컴즈 보통주 215만8545주(5.49%)를 장내 매도했다. 주당 처분단가는 4404~5129원(평균 4679원)으로 약 99억3678만원어치다. 보유 지분율은 11.39%(447만1545주)에서 5.90%(231만3000주)로 낮아졌다.

구씨가 갤럭시아컴즈 지분 투자에 나선 것은 2015년 1월이다. 조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갤럭시아컴즈 주식 447만1545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165억원에 매입했다. 이로써 조 회장(당시 지분율 35.02%), 효성ITX(18.64%)에 이어 갤럭시아컴즈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재벌가 3세인 두 사람의 친분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구씨에게 갤럭시아컴즈 지분을 매각한 곳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IB월드와이드, 조 회장의 장인 이희상 전 동아원그룹 회장과 처남 이건훈씨, 동아원 등이다. 부동산 투자회사 트리니티에셋과 IB월드와이드는 조 회장이 주주로서 관할한 업체로 전해진다. 사실상 주 회장의 우호주주 지분을 사들인 만큼 구씨가 사전에 조 회장과 지분 투자 관련 협의를 거쳤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구씨는 LG그룹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의 둘째 동생 고 구정회씨의 손자다. 2000년대 중반 주식시장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만큼 지분 매입 이후 갤럭시아컴즈는 6거래일 연속 강세를 기록했다.

당시 갤럭시아컴즈의 부실을 털어내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조 회장을 위해 구씨가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경영 참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이후 구씨는 갤럭시아컴즈 3대주주로 오른 지 약 일주일 만에 고문으로 위촉됐다. 구씨는 “주요주주 및 고문으로서 회사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갤럭시아컴즈는 2008년 조 회장이 지분 투자해 설립한 IT기업이다. 온라인 전자 결제 사업과 편의점 결제, 모바일 상품권 및 쿠폰 사업 등을 영위한다. 조 회장과 구씨는 IT 산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두 사람의 첫 투자 행보는 게임업체 액션스퀘어 지분 인수다. 그러나 동업 관계에 나선지 두 달 남짓 만에 구씨가 사기와 횡령혐의로 검찰에 피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 회장은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효성 측은 “게임사업 투자 건은 관계사들이 필요에 의해 단순투자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구씨가 재등장한 시점은 지난해 초반이다. 구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경영컨설팅 전문기업 판토스홀딩스는 당해 2월 100억원 규모의 광림 전환사채 인수를 결정했다. 6월에는 판토스홀딩스와 함께 UCI(옛 리젠)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총 130억 원을 투입해 지분 23.45%를 확보했다.

이 기간은 구씨가 보유 중인 갤럭시아컴즈 주식 447만1545주 전량을 담보로 제공한 시점과 맞물린다. 2019년 1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타인을 위한 담보 제공 계약을 진행했다. 이후 9차례에 걸쳐 담보계약 기한을 연장했으나, 만기 한 달 전인 지난 7월 27일 담보계약을 해지했다. 구씨가 조 회장과의 친분을 떠나 지분 밀월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대외적 명분이 없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씨는 2015년 갤럭시아컴즈 지분을 주당 3690원에 샀다. 이번 거래에서 주당 평균 매각 단가는 4679원으로 투자 수익률은 26.8%에 달한다. 현재 구씨의 잔여 지분은 5.9%(231만3000주)이며, 매각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주식 가치는 108억원 규모다.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고 가정할 경우 구씨는 165억원을 투자해 207억원에 처분하면서, 약 42억원이 넘는 차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구 씨가 최근 투자자산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갤럭시아컴즈 잔여 지분 매각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림 전환사채를 처분한 데 이어 UCI 경영권 매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범LG 가문 일원인 구씨가 투자 활동으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자, 평판 리스크 관리를 위해 포트폴리오 축소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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