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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이번 주 아시아나 ‘플랜B’ 내 놓는다

채권단, 이번 주 아시아나 ‘플랜B’ 내 놓는다

등록 2020.09.08 07:27

수정 2020.09.08 07:38

주현철

  기자

11일 기안기금 지원 논의···최대 2조 투입 예상계약해지 및 경영정상화 계획 동시 발표 관측영구채 8천억 출자전환 통해 1대 주주 등극채권단 관리 돌입···재무개선 위해 구주 감자도

채권단, 이번 주 아시아나 ‘플랜B’ 내 놓는다 기사의 사진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재실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1년동안 진행됐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협상은 결국 ‘노딜’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주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출자전환과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등을 담은 ‘장기플랜’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은 계약파기에 앞서 오는 11일 회의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투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매도자인 금호산업은 이르면 이번주 매수자인 HDC현산에 계약해지를 공식 통보할 계획이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정몽규 HDC현산 회장을 만나 파격적인 ‘1조원 인하’ 카드를 제안했지만 HDC현산이 12주의 재실사를 재차 요구한 건 인수의지가 없다고 채권단과 금호산업이 최종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대외적으로 자금지원 계획 등 후속조치 없이 노딜을 공표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치를 세워놓고 노딜 선언과 함께 플랜B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번 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채권단 플랜B를 중심으로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영정상화 큰 틀은 아시아나항공을 채권단 관리 체제에 두며 추가 자금투입과 함께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한 뒤 몇년 뒤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 것이다. 채권단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투자하기로 했던 금액에 상응하는 2조원 가량을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을 통해 투입할 계획이다.

우선 대주주의 책임을 물어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지분은 감자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주주들에게 고통분담을 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후 채권단이 보유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채권단은 아시아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지원한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채권단의 지분율은 36.99%다. 감자와 추가 출자전환 채권규모에 따라 지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이끌어내면서 일종의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매각 무산 시 아시아나항공을 금호 측에 돌려주는 게 아니라 채권단이 관리하면서 새 주인을 찾겠다는 게 골자다.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고, 8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채권단 내부에서 감자가 거론되는 것은 자본 잠식을 해소할 다른 뚜렷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당장 대규모 흑자를 내거나 높은 가격에 신주를 발행해 자본 잠식을 해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채권단은 앞서 2010년에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대주주 보유 주식을 100대 1, 소액 주주 주식을 각각 6대 1, 3대 1 비율로 줄이는 ‘차등 감자’(대주주의 주식 소각 비율을 더 높게 적용하는 것)를 단행한 바 있다.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은 기안기금이 맡는다. 이와 관련해 이번 주 기안기금운용심의회가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에 대한 기금투입을 최종 결정한다. 규모는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자금난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데다 HDC현산의 인수 무산까지 겹쳐져 자산유동화증권(ABS) 채무불이행, 대규모의 채무 조기상환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딜이 안돼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하면 자격 요건에는 해당된다”고 밝힌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자회사의 분리매각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채권단은 자회사 분리 매각를 통해 아시아나 몸집 줄이겠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이 지난 7월 23일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선언한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M&A도 사실상 무산되면서 항공업계의 구조개편은 불가피해졌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분리매각 가능성이 유력하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자본잠식 상태다. 최근 이스타항공 매각 무산 등 LCC 업계가 코로나19 사태에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어 채권단은 시장 상황을 보며 LCC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IT계열사인 아시아나IDT와 예약·발권업체인 아시아나세이버 등의 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휴자산 매각과 노선감축 등도 검토 대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 지원을 받은 두산중공업과 대한한공이 핵심 계열사와 알짜 사업부문을 매물로 내놓은 만큼 아시아나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C현산과의 M&A 무산으로 인한 계약금에 대한 법적 공방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채권단과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 2500억 원 관련 법적공방을 위해 명분 쌓기에 주력하려는 분위기다. 이에 맞서 HDC현산도 동의 없이 자금이 지원된 것과 회계 관리가 부실했다는 점을 들어 계약금 2500억 원의 반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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