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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M&A 사실상 ‘노딜’···산업은행, 플랜B 시나리오는?

아시아나 M&A 사실상 ‘노딜’···산업은행, 플랜B 시나리오는?

등록 2020.09.04 10:42

주현철

  기자

정몽규 재실사 요구에 ‘플랜B’ 돌입 전망지난달 회동 이후 좁혀지지 않은 의견차이르면 다음주 해지 통보할 것으로 보여 기안기금 투입, 영구채 출자전환 등 구상

아시아나 M&A 사실상 ‘노딜’···산업은행, 플랜B 시나리오는? 기사의 사진

산업은행의 인수조건 변경 제안에도 HDC현산이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불발에 대비한 산업은행의 ‘플랜B’가 주목받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HDC현산은 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불확실성 등을 제거하기 위해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작년 12월 계약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만나 HDC현산이 추진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안을 의제로 한시간가량 의견을 주고받았다.

회동에서 산업은행은 HDC현산에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 대금을 합한 인수대금을 1조5000억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인수대금 2조5000억여원보다 1조원이 줄었다. 인수가격 조정과 함께 산은은 1조5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 이후 산업은행은 입장문을 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 측과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HDC현산이 1주일 간의 장고 끝에도 채권단 측에서 이미 거절한 재실사 요구만을 다시 반복하면서 결국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이 결렬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단에선 HDC현산의 12주의 재실사 요구는 인수의지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의 이번 제안은 HDC현산에 대한 채권단의 ‘마지막 제안’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 인식이다. 그렇기에 더 이상 HDC현산 측과 추가적인 협의를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HDC현산 측의 재실사 요구에 채권단은 9월 중순 이전에 ‘플랜B’ 실행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이미 지난달 12일부터 계약해지가 가능하며 HDC현산의 최종 의사를 확인한 뒤 통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채권단은 HDC현산의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과 향후 일정을 진행키로 한 만큼 매각 당사자인 금호산업이 이르면 이번 주중 계약 해지 통보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 M&A 결렬 뒤 산업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최우선 카드는 기간산업안정자금이다. 새로 재원을 마련하기보다 이미 조성된 기금을 조기에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기안기금을 마중물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압박을 해소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각이 무산되면 일단 채권단 관리로 두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뒤 항공업황이 개선되면 다시 매수자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주 초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40조원의 기안기금 운용을 담당하는 기안기금운용심의회가 회의를 열어 자금 투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이끌어내면서 일종의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매각 무산 시 아시아나항공을 금호 측에 돌려주는 게 아니라 채권단이 관리하면서 새 주인을 찾겠다는 게 골자다.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고, 8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특히 영구채 출자전환 시 채권단은 36.9%의 지분을 확보하며 금호산업(30.7%)을 제치고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후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 현대상선의 사례처럼 수년간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친 뒤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란 분석이다. 장기적으로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자회사의 분할 매각도 점쳐진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과의 최후 협상이 결렬되고 현산이 M&A를 깨면 채권단은 바로 플랜B를 가동할 것”이라며 “우선 기안기금을 투입하고 이어 추가 자금지원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 하고, 항공업이 다시 업사이클을 탈 때가지 지원과 함께 구조조정을 진행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HDC현산과의 M&A 무산으로 인한 계약금에 대한 법적 공방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채권단과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 2500억원 관련 법적공방을 위해 명분 쌓기에 주력하려는 분위기다. 이에 맞서 HDC현산도 동의 없이 자금이 지원된 것과 회계 관리가 부실했다는 점을 들어 계약금 2500억원의 반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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