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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버린 공동재보험…IFRS17 대비책 흥행 ‘적신호’

삼성생명 “역마진 헤지, 비용 과다로 실익 없어”
다른 대형 보험사도 외면하면 시장 축소될 듯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본사. 사진=삼성생명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이 오는 2023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에 대비한 보험부채 구조조정 카드인 공동재보험을 활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제도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투자회사인 칼라일그룹과 손잡고공동재보험 솔루션을 개발 중인 코리안리와 매각 이후 공동재보험사 전환이 거론되고 있는 KDB생명 등의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한 보험부채 조정에 공동재보험을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유호석 부사장은 지난 13일 ‘2020년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공동재보험 활용 계획에 대한 질문에 “재보험을 통해 역마진을 헤지(Hedge·위험분산)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있으나 헤지 가능 여부를 떠나서 부가되는 비용이 과다해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어 “재보험이라는 헤징 전략을 구사하는 대신 이익이 나는 변동형 준비금 확대를 통해 자연적 부담 감소를 도모하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재보험은 원보험사가 위험보험료 외에 저축보험료 등의 일부도 재보험사에 출재하고 보험위험 외에 금리위험 등 다른 위험도 재보험사에 이전하는 재보험이다.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는 계약 재매입, 계약 이전 등과 함께 보험부채 구조조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2023년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IFRS17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K-ICS 도입에 따른 보험부채 감축 부담을 덜 수 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삼성생명의 지난 6월 말 총자산은 317조8256억원이다. 부채는 280조3793억원이며 이 중 보험계약부채는 184조7994억원(65.9%)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 연 5% 이상의 고금리를 보장하는 확정금리형 상품을 경쟁적으로 판매한 생명보험사들은 지속적인 금리 하락으로 채권 투자수익률이 하락한 가운데 과거 판매한 고금리 상품에는 계속 높은 금리를 적용해야 해 역마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통적 재보험과 공동재보험.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제4차 회의를 개최해 공동재보험 도입 방안을 처음 발표했다.

6월 제5차 회의에서는 재보험업을 손해보험업으로부터 분리하고 허가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재보험업 제도 개편 방향을 발표하며 공동재보험사 설립 문턱도 낮췄다.

그러나 국내 최대 보험사이자 생보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이 공동재보험을 사실상 외면하면서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다른 대형 보험사들도 활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체적인 보험부채 조정이 불가능한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만 공동재보험을 활용할 경우 당초 예상과 달리 시장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이 경우 공동재보험시장 공략에 나선 국내 유일의 토종 재보험사 코리안리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코리안리는 지난달 31일 칼라일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국내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공동재보험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코리안리는 공동재보험 계약 인수를 위한 전담팀을 설치하는 등 2018년부터 제도 도입에 대비해왔다.

코리안리는 칼라일그룹과의 제휴에 따라 향후 공동재보험시장이 확대될 경우 필요한 담보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자산운용 역량과 글로벌 재보험사업 노하우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를 유력한 새 주인으로 맞아 공동재보험사 전환의 갈림길에 선 KDB생명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지난 6월 말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JC파트너스를 선정했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인수 시 공동재보험사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이 실제 공동재보험사로 전환할 경우 업종 자체가 바뀌는 것이어서 대규모 조직과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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