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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감 무소식’ 호반건설 IPO···주관사도 철수했다

‘감감 무소식’ 호반건설 IPO···주관사도 철수했다

등록 2020.07.23 09:09

김소윤

  기자

액면분할 마치자 마자 IPO 또 연기본사 상주 주관사단 인력 모두 철수상장해도 기업가치 제대로 받을지 미지수

‘감감 무소식’ 호반건설 IPO···주관사도 철수했다 기사의 사진

SK바이오팜과 함께 올해 최대어로 꼽혔던 호반건설 IPO(기업공개). ‘조단위’ 실적을 보이고 있는 만큼, 공모 규모 역시 ‘조단위’로 추진될 것으로 기대돼왔다. 실제 호반건설 밸류에이션(기업가치)는 3~4조원, 공모규모는 1조원 규모로 거론됐다. 호반건설 역시 올 상반기 내 코스피본부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할 계획이라며 자신했다. 이를 위해 연초부터 대표주관사 인력을 본사에 상주시켰다는 말까지 전해진다.

◆액면분할까지 하며 IPO 준비 해왔는데, 사측 “돌연 코로나 영향에 보류” = 그러나 호반건설의 IPO는 올해 역시 ‘물 건너간’ 모양새다. 하지만 7월 달인 현재까지도 호반건설의 IPO는 ‘감감 무소식’이다.

코로나19라는 공포가 한창이었던 지난 3월 중순에도 호반건설의 IPO 의지는 뚜렷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지난 3월27일에는 액면분할을 통해 발행주식 수를 대폭 늘리기도 했다. 원래 1만원이었던 액면을 500원으로 변경, 발행주식 수가 원래 276만5696주에서 5531만3920주로 20배나 늘어나게 됐다.

금투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액면분할을 놓고 상장 준비의 일환으로 봤다. 통상 IPO를 앞둔 기업 상당수는 액면분할을 통해 상장 후 유통 가능한 주식 수를 늘리는 준비를 미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액면분할을 다 마치자 마자 호반건설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받겠다며 IPO를 또 다시 연기했다. 본사에 상주하던 주관사단(미래에셋대우·KB증권·대신증권) 인력도 철수시켰다.

‘감감 무소식’ 호반건설 IPO···주관사도 철수했다 기사의 사진

◆상장해도 기업가치는 미지수, 건설주 전반적 하락 = 이미 코스피지수가 2천선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증시가 예년의 모습으로 되찾았지만 호반건설의 IPO 관련해서는 어떠한 소식도 접할 수 없었다.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조금 더 확인한 후 판단한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증시가 안정화 됐더라도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은 여전해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호반건설 입장에서는 당장의 증시회복보다는 실물경제 호전이 더 중요하다.

일단 상반기 사업적 성과는 코로나 변수에도 기대 이상으로 양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규주택을 대다수 완판했고, 중장기 성장기반인 수주도 이어졌다. 다만 하반기 들어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본격화되기 때문에 이 분위기가 지속될지는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설렁 무사히 증시에 입성했다 하더라도 호반건설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을 지도 불투명하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는 수익은 나쁘지 않은데 계속 저평가 국면에 있다.

이 중 비슷한 매출 규모와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도 3년 전 주가와 비교해 반 토막이 난 상태다. 또 건설업은 최근 들어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건설업종 관련 금투업계 전문가들조차 (건설주 종목을) 추천 못한다는 말이 들리기도 한다. 그만큼 (주가) 가격 메리트가 예년보다 못한 상황이다.

작년에 호반건설과 동시에 IPO 매물 얘기가 나왔던 SK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급작스레 계획을 철회한 영향도 어느 정도 있어 보인다. 이들은 호반건설과 달리 아직 상장 주관사조차도 제대로 선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호반건설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상장을 준비하고 원래는 작년에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2년째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

◆재무구조도 ‘튼튼’, 대외 공신력 이미지 위해 IPO 추진한건데 = 그렇다면 반대로 호반건설이 꼭 IPO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호반건설의 IPO 추진 배경은 일반적 IPO의 목적인 ‘자금조달’과는 거리가 멀다.

작년 말 기준 호반건설의 현금성자산은 2742억원이다. 매출액도 2조원 넘고 영업이익도 4천억원대다. 재무구조는 나쁘지 않고 오히려 튼튼하다. 해외에서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는 다른 대형 건설사와 달리 호반건설은 국내 주택사업에만 매진해왔기 때문이다. 그 덕에 높은 수익 창출력과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었다.

호반건설이 IPO를 추진하려는 목적은 상장을 통해 얻어지는 ‘대외 공신력 확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989년 설립된 호반그룹은 작년 5월 기준으로 재계 순위 44위로 성장했다. 30여년 만에 중견그룹이 됐지만 계열 내 상장사가 하나도 없다. 업계 영향력이 커진 것과는 다르게 기업경영에 대한 투명성이 낮았다.

한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는 “호반건설은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난 2018년 4분기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는 시도도 했다”라며 “그러나 해외 부실이 커서 결국 포기했는데 그러다 같은 해 IPO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 계획 역시도 잘 안 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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