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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의 고민···주식대박 ‘줄퇴사’ 말고도 더 있다

SK바이오팜의 고민···주식대박 ‘줄퇴사’ 말고도 더 있다

등록 2020.07.22 14:49

수정 2020.07.22 15:14

조은비

  기자

주가 4배 이상 뛰자 직원 10여명 사표 제출 글로벌 판매망 구축 타격입을까 전전긍긍조정우 대표 직원달래···“퇴직금이라 생각”

SK바이오팜의 고민···주식대박 ‘줄퇴사’ 말고도 더 있다 기사의 사진

SK바이오팜은 상장 후 공모가의 4배까지 뛰며 ‘초대박’을 쳤지만 당장 시세차익을 실현하려는 일부 직원들의 이탈로 운영상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현재 주가에 연연하지 말고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계속 다잡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 2일 상장 이후 퇴사를 신청한 직원이 10명에 달한다. 공모가 4만9000원에서 지난 8일 최대 21만7000원까지 4배 이상 뛴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직원들이 산 주식은 우리사주조합으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등록돼 보호예수기간이 최소 1년이어서, 지금 당장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퇴사’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은 실제로 회사에 사의를 표명하고 우리사주조합에서 나와 개인 명의로 주식을 보유한 뒤 매도를 통해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우선 퇴사는 개인 선택이고, 정확한 퇴사 신청 인원을 확인해줄 수는 없다”면서 “퇴사 절차는 한 달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전체 직원 수인 207명 중 10명이 퇴사를 하려 한다면 전반적인 분위기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언론에서 한 회사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까지 높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고, 일부 직원은 지인으로부터 ‘뭐하러 힘들게 회사를 다니냐, 나 같으면 퇴사하고 돈을 챙기겠다’는 심한 말까지 듣고 와 사기가 저하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사주제도는 기업공개나 유상증자 때 발행주식의 최대 20%를 직원에게 우선 배정해 자산 증식의 기회를 주는 대표적인 기업복지 제도다. SK바이오팜도 당초 20%인 391만5662주를 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으나 청약 결과 12.50%인 244만6931주만 채울 수 있었다.

SK바이오팜은 우리사주조합도 공모가 4만9000원에 주식을 청약해 총 1198억9961만9000원이 우리사주조합분으로 등록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토대로 1인당 평균 5억7922만여원(1만1820주)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1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이익이 16억원 이상이다. 직급이 높을수록 많이 청약할 수 있기 때문에 팀장급은 그 이상을 보유해 더 많은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SK바이오팜은 제약바이오기업 특성상 서양인 직원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주력 제품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의 글로벌 판매망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수노시)은 미국 내 파트너 회사인 재즈 파마슈티컬스에서 판매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판매액에 일정 포션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만약 사의를 표명한 직원 중 외국인이 많다면, 당장 세노바메이트 판매 실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에 대해 SK바이오팜 관계자는 “SK바이오팜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에 현지 직원이 250명 가량 있고, SK바이오팜 국내 법인에는 서양인 직원이 없어 우리사주조합 직원들의 퇴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2월 유럽지역 기술 수출을 성공했으며, 같은 해 11월 NDA 승인을 받았다. 2019년도 매출액은 1171억4900억이었다. SK바이오팜의 전체 매출 중 94.6%를 차지한 주력 제품으로 SK바이오팜의 미래가 걸려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6월 상장을 발표하며 세노바메이트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Arvelle사 판권 보유한 EU 3개국 제외) 그러면서 2016년부터 미국 시장 직접 판매 상업화를 위한 핵심 인력 확보 등 조직 구축과 전략 수립 기타 마케팅 활동에 선투자했다고 말했다. 선투자로 인해 2022년까지 영업이익은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부문은 해외에서도 새로운 영역이기 때문에 낯선 동양인이 PT를 하거나 비즈니스를 직접 하면 성과가 좋지 않다. 비즈니스 파트너가 같은 인종과 소통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경쟁력 갖춘 서양인 직원 고용이 꼭 필요한 사업부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최근 주가 폭등과 관련해 “(우리사주는) 퇴직금이라고 생각하자,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본업에 충실하자”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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