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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성소피아 성당, 이슬람 ‘모스크’로 바뀐다···교황 “깊은 슬픔”

이스탄불 성소피아 성당, 이슬람 ‘모스크’로 바뀐다···교황 “깊은 슬픔”

등록 2020.07.13 09:42

수정 2020.07.13 09:49

안민

  기자

터키 이스탄불 성 소피아 성당 사진=안민 기자 peteram@터키 이스탄불 성 소피아 성당 사진=안민 기자 peteram@

터키 이스탄불의 최대 관광 명소인 성소피아 성당이 이슬람 모스크로 전환된다. 현재 성소피아 성당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 돼 있다.

이에 대해 세계교회협의회에서는 비탄고 실망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깊은 슬픔”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성소피아의 '지위'를 박물관으로 정한 1934년 내각회의 결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정의개발당 소속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0년대 이후 성소피아 성당을 다시 모스크로 전환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에륻안 대통령은 이슬람주의를 강조하고 앞세웠던 인물로 알려졌다.

때문에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지난달 성소피아의 지위 변경 안건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고, 끝내 현지시간으로 10일 최고행정법원은 “성소피아는 1453년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술탄 메흐메트 2세의 개인 재산이었다”며 “공화국 수립 이후 술탄의 재산을 관리하는 재단 소유물이자 모스크로 대중에게 개방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성격이 모스크로 규정됐고 그 외의 사용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모스크로 사용을 종료하고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규정한 1934년 내각 결정은 법률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판관 전원이 만장일치로 모스크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고행정법원의 결정이 나온 직후 성소피아를 모스크로 개조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본인의 트위터에 서명한 행정명령서를 공개했다.

행정명령에는 ‘아야 소피아(터키어로 성소피아를 뜻함) 자미 '(이슬람 사원을 뜻하는 터키어)를 터키 종교청인 '디야네트'가 관리하고 이슬람 신자의 신앙을 위한 공간으로 재개장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터키 최고행정법원의 결정이 나오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괴로운 심경을 밝혔다. 교황은 바티칸에서 열린 일요 삼종 기도회에서 “성소피아를 떠올리며 깊은 슬픔에 잠긴다”고 짧게 말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위원장도 “비탄과 실망”이라는 표현을 쓰며 성소피아 성당이 모스크로 전환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한편 성소피아 성당은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에 건립한 성당으로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이었다.

하지만 1453년 5월29일 새벽 1시, 술탄아흐메트 2세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면서 동로마 제국의 흔적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끝내 오스만 제국의 황실 모스크로 개조됐다.

이후 세계 1차대전으로 오스만 제국이 멸망한 후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강력한 세속주의를 앞세워 1934년 내각회의에서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듬해인 1935년 성소피아 박물관이 개장했다.

성소피아는 연간 약 4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가 됐으며, 성소피아 박물관이 속한 '이스탄불 역사지구'(Historic Areas of Istanbul)는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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