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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
등록 :
2020-07-08 07:01

수정 :
2020-07-08 09:01

손병환, ‘디지털 금융’은 합격점…코로나19에 해외사업 ‘영향’

토스와 마이데이터 동반 진출...디지털 역량 강화
IT기반 디지털 큐레이팅 시작…‘삼성맨’ 이상래 영입

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열약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살려 농협은행의 디지털 전환 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진출에서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행장은 지난 3월 26일 취임 이후 100일 동안 농협은행의 디지털 전환 작업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손 행장은 취임사에서도 “농협은행을 새로운 디지털 휴먼뱅크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손 행장은 디지털 전문가이자 그룹 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기획조정실 팀장, 농협은행 스마트 금융부 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실 실장, 농협중앙회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농협금융 사업전략부문장(상무) 겸 농협은행 글로벌 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손 행장은 지난 5월부터 디지털 역량 강화에 고삐를 당겼다. 지난 5월 농협은행은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마이 데이터 시장을 선점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로 농협은행은 자체 보유한 140개 API를 토스에 제공한다. 시중은행 가장 많은 API를 보유한 농협과 핀테크 선두기업인 토스가 연합 전선을 구축하게 되면서 오는 8월부터 열리는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시너지가 예상된다.

지난달에는 LG CNS와 손잡고 은행권 최초로 IT기반 디지털 큐레이팅 사업을 시작했다. 디지털 큐레이팅은 부서별 업무 진행에 어려운 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IT솔루션을 조직 내 도입하는 작업을 말한다. LG CNS를 파트너사로 정한 이유도 IT서비스는 물론 종합 컨설팅과 정보탐색을 총체적으로 해줄 수 있는 업체라는 판단에서다.

이달 단행한 조직개편과 인사에서도 손 행장의 디지털 휴먼뱅크 구현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손 행장은 지난 1일 디지털금융부문장(CDO)에 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를 선임하고, 디지털 금융부문 산하에 데이터 사업 전담 조직을 정식 출범시켰다. 2018년 CDO 직책이 신설된 이후 외부인사에 자리를 맡긴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디지털 역량 강화와 함께 손 행장의 과제로 꼽히는 해외사업 분야에서는 코로나19가 악재로 작용했다. 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글로벌 사업 진출이 더딘 편이다. 첫 해외 지점 설립연도가 2013년일 정도로 진출 시도 자체가 늦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후발 주자에 속한다. 코로나19가 갈 길 바쁜 농협은행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손 행장은 농협중앙회 미래경영연구소장과 농협금융 사업전략부문장을 지내며 글로벌 사업전략 기획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때문에 취임 당시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받았으나 아직까지는 디지털 부문에 비해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전략인 ‘6개국 6인가 프로젝트’ 가운데 미얀마 은행업 진출을 대비한 대표사무소 설립은 마무리가 됐지만 나머지 사업은 올해 안에 특별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6개국 6인가 프로젝트는 홍콩, 호주, 중국, 베트남, 인도, 미얀마 등에서 사무소의 지점 전환 및 신규 지점 개설 추진 등이다.

그러나 손 행장의 취임 당시 최대 불안요소로 꼽혔던 지배구조의 불안정성이 최근 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으로 상당 부분 개선됐다. 손 행장은 개정 전부터 2년의 임기를 보장받은 상태였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장수 CEO 육성의 조직문화가 형성되면 손 행장 체제의 안정성 강화와 더불어 다소 부진한 해외사업에서도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농협은행은 내년까지 홍콩과 호주, 중국, 베트남 호치민, 인도, 미얀마 등에 사무소 혹은 지점 인가를 취득해 개설할 계획이며 NH투자증권과 연계한 글로벌 진출 전략도 모색할 방침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출장제한, 금융당국 면담제한 등 해외지점 설립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올해 안에 홍콩 지점 설립 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세웠는데 현재로선 코로나19와 홍콩 국가보안법 사태 등을 지켜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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