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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기자
등록 :
2020-06-25 17:18

수정 :
2020-06-25 17:21

[스토리뉴스 #더]인국공의 정규직 전환 딜레마…‘자격 있다? 없다?’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지난 2017년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 후 시작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이 6월말에 마무리 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공사의 발표에 따르면 총 9,785명의 정규직 전환 대상자 중 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902명) 등 3개 분야 2,143명은 공사 직고용으로 전환되고, 공항운영(2,423명), 공항시설/시스템(3,490명), 보안경비(1,729명) 등 7,642명은 3개 전문 자회사로 각각 전환된다.

그런데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규직 전환 전체에 대한 논란은 아니다. 2,143명에 해당하는 3개 분야 비정규직을 직고용하는 것에 관한 문제다.
논란의 주된 내용은 역차별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1순위로 꼽는 ‘취업하고 싶은 공기업’이다. 많은 인재들이 ‘꿈의 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입사하기 위해 장시간 공들여 준비를 한다.

따라서 파견업체의 인력이 개인의 노력이 아닌 정규직 전환 정책에 의해 하루아침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이 된다는 것이 모두에게 환영받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 와중에 ‘인천공항 근무 직원’이라는 타이틀의 카카오톡 단체방에는 ‘아르바이트로 190만원 벌다가 연봉 5,000만원 인천국제공항 정규직이 된다’는 내용의, 정식으로 입사한 정규직을 조롱하는 글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물론 이 글이 실제 인천국제공항의 정규직 전환 대상자가 썼다는 것을 확신할 수는 없다.

논란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글로 이어졌고 해당 청원은 22만 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그리고 게시글 작성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은 지금도 늘어나고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되면 전환 대상자들의 고용 안정, 임금 인상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기존 정규직과 전환된 정규직 사이의 갈등, 해당 공기업에 취업을 준비하던 취업준비생들과 정규직 전환자들 사이의 갈등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이러한 노동자와 노동자, 취업준비생과 노동자 사이의 갈등은 정규직 전환이 시행된 대부분의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발생했다.

특히 심했던 곳은 한국도로공사. 2017년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을 자회사 채용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실시했는데 6,500여명의 수납원 중 1,400여명이 자회사가 아닌 직고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자회사 편입을 거부한 사람들은 계약이 종료된 2018년 6월 해고됐다. 해고된 이들은 장기간 농성을 진행했고, 끝내 직접 고용하는 것으로 완결이 됐다. 이러한 결정은 앞서 자회사로 편입되는 방식으로 정규직이 된 5,100여명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새로운 논란을 낳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빚어지는 논란을 몇 가지로 정리해보면 ‘아르바이트의 정규직 당첨’, ‘능력의 검증이 배제된 무분별한 정규직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이러한 논란들이 팩트를 기반으로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사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 논란은 사실과 무관하다.

직고용 전환 대상자들은 2017년 5월 12일 이전 입사자이기 때문에 단기 아르바이트생이 하루아침에 정규직이 될 수 없다는 것. 또 기존 정규직인 사무직과 직군이 다르기 때문에 연봉체계 또한 달라 기존과 크게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연봉이 5,000만원 이상 될 것이라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

능력의 검증과 같은 채용 공정성 부분도 서류심사, 면접 등을 거치기 때문에 일정 부분 검증이 가능하다. 특히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것을 알고 입사한 2017년 5월 12일 이후 입사자들의 경우 단순 검증이 아닌 서류전형, 필기전형, 면접 등 채용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과정의 투명성 여부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정규직 전환 자체가 논란이 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현재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부가 검증과 채용과정을 통해 직장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논란이 발생할 것을 염려해야 한다.
장점도 있지만 논란을 피할 수 없고, 하나의 논란을 해결하다 보면 또 다른 논란이 생겨나는 등 복잡한 상황이 이어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처우가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계약 연장을 위해 철저히 ‘을(乙)’이 돼야 했고, 임금 또한 정당하게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도 과거 비정규직의 처우 논란이 있었다. 2016년 비정규직을 파견한 업체에서 지급했어야 할 식대, 교통비, 상여금 등을 가로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았던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온 바 있다.

당시 파견 근로자들은 원청인 공사의 직접적인 업무지시를 받으며 일을 했음에도, 소속이 다르다는 이유로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
그간 비정규직들을 향해 행해졌던 부조리들을 생각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역차별과 노노갈등이라는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불가능하다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되는 과정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선언이 제대로 지켜질 것인지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

글·구성 : 이석희 기자 seok@
그래픽 : 홍연택 기자 yt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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