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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하면 무조건 1조 쇼핑···동학개미 실탄 200조 남아

급락하면 무조건 1조 쇼핑···동학개미 실탄 200조 남아

등록 2020.06.16 15:26

고병훈

  기자

개인투자자, 저가매수 전략 고수···“떨어질수록 더 산다”증시 대기자금도 사상 최대···부동산→증시 ‘머니무브’증권가 “풍부한 유동성 힘, 2차 하락 오더라도 제한적”

급락하면 무조건 1조 쇼핑···동학개미 실탄 200조 남아 기사의 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증시가 급락하자 동학개미들이 다시 한번 대규모 쇼핑에 나섰다. 마치 주가 급락을 기다렸다는 듯 거침없는 투자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저가매수에 나선 개미들의 화력에 일 거래대금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401억원, 코스닥에서 2717억원 등 총 1조5118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주가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1.48포인트(4.76%) 내린 2030.82로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 3월 23일(-5.34%) 이후 가장 큰 낙폭이 가장 컸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52.91포인트(7.09%)나 내린 693.15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동학개미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역대급 순매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4일 개인은 코스피에서만 1조70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1998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사상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3월 9일(1조2799억원)과 4월 1일(1조1507억원), 6월 11일(1조2717억원), 6월 15일(1조2401억원)에도 1조원 이상을 사들였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주가가 전장 대비 평균 3% 이상 하락한 날이다. 사상 최대 순매수 기록을 세운 3월 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9% 하락했고, 4월 1일 –3.94%, 5월 4일 –2.68%, 6월 11일 –0.86%, 가장 최근인 6월 15일에도 –4.7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스마트해지면서 주가가 떨어지는 날 매수하고 주가가 오르는 날 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폭락장에 뛰어들어 수익을 본 투자자들이 늘어나자 저가매수에 더욱 과감히 나서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이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이들의 실탄도 마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증시 대기자금이 100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데 이어 지난 4월 총선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까지 꺾이며 부동산에서 증시로 ‘머니무브’가 이뤄져 현재 증시 대기자금은 200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7조7690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 진입을 위한 대기 자금 성격을 지닌다.

또한, 대표적인 증시 대기자금으로 볼 수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47조3623억원까지 불어났다. 그간 업계에서는 CMA 잔고가 늘어나면 곧 강세장이 올 것으로 관측했지만, 지금처럼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CMA 잔고가 급격히 불어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개인이 주식투자를 위해 빌린 자금인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11조8628억원까지 확대됐다. 이른바 ‘빚투’ 지표인 신용융자잔고는 잔액이 많을수록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고객 환매조건부채권(RP) 잔고도 79조7997억원으로 지난해 말(62조5360억원)과 비교해 27.6% 급증했다.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다. RP도 증권사들이 보통 만기 3개월 이내로 파는 경우가 많아 단기 투자자금으로 분류된다.

이외에도 증시 주변자금인 예탁증권담보융자 16조5745억원, 파생상품거래예수금 12조228억원, 위탁매매미수금 2823억원, 신용대주잔고 12억원 등도 크게 늘어났다.

즉 개인은 언제든 주식을 살 수 있는 금액(투자자예탁금+CMA 잔액)으로 95조1313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증시 주변자금으로 120조5433억원까지 쌓아두고 있다는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급등한 주가 역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3월 이후 주식시장의 ‘V자 회복’을 이끈 풍부한 유동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에 따른 대면 소비 감소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반해 이미 한 차례 조정을 받은 주식의 매력도가 높아졌다”며 “3월 말 이후 가파른 주가 반등과 실물 지표 충격으로 숨 고르기 국면 및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으나,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은 개인 자금 유입이 증시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단기 과열을 식히는 과정이 나타날 수 있으며, 주가가 단기 급등했던 만큼 단기 조정도 거칠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경기 확장과 연준의 완화정책이 작동하고 있고, 증시 주변 대기 자금까지 존재하기 때문에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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