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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오너家의 ‘정석기업’ 활용법

조원태 회장 등 3인 업적급 받아…일종의 성과급
코로나19 등 외부 리스크 영향 적어 안정적 수익
매년 상속세 450억 마련하는 오너가, 자금부담 완화
부동산 신사업 위한 자산매입 등 기업가치 증대 추진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부동관 관리 계열사인 정석기업 덕에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정석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불확실한 시국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내며 오너가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12일 재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석기업은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2019년 임원 업적급 지급을 결정했다. 한진그룹 전반에 불어닥친 코로나19발(發) 유동성 위기로 비용절감에 나선 다른 계열사들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이 시기 핵심 계열사 대한항공은 현금이 고갈되면서 임원 급여 반납과 순환휴직 등을 결정했고,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었다. 그룹 지주회사 한진칼도 대한항공으로부터 전가된 경영난에 시달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석기업은 외부 리스크가 거의 없어 업적급 지급이 가능했다.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본·신관과 인하국제의료센터 등을 소유하며 사무실 임대와 관리, 용역 업무를 맡고 있는데, 400억원대의 안정적인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 후반대에서 30% 초반대를 오간다. 모든 비용을 뺀 돈, 즉 순이익은 지난해 말 기준 143억원으로 집계됐다.

임원 업적급은 일종의 성과급이다. 정석기업은 2013년 한진칼과 인적분할된 이후 매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업적급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제외한 오너가 전체가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명희 고문은 정석기업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고,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정석기업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까지 등기임원으로 근무했다. 조 회장은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한진칼과 대한항공을 제외한 계열사 이사를 맡지 않고 있다.

비상장사인 만큼, 구체적인 업적급 규모는 알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정석기업이 꾸준한 실적을 내고, 보유 자산이 3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너가가 받은 액수는 수십억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정석기업은 한 푼이 아쉬운 조 회장 일가에게 한줄기 빛과 다름없다. 이들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상속세로만 약 270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5년간 6회에 나눠내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작년 10월께 1차분을 소화했다. 연간 납부액은 450억원으로 계산된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경영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월급여의 50%를 반납하고 있다. 약 1년간 경영 공백기를 가진 뒤 복귀한 조 전무의 수입은 한정적이다. 공식 직책이 없는 이 고문은 자문료와 업적급 등에 의존하고 있다.

고배당 정책도 요긴하게 활용된다. 정석기업은 지난해 주당 5000원을 배당했는데, 조 회장 등 3인은 10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한진칼은 보통주 기준 255원 배당을 책정했고, 대한항공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정석기업이 타 계열사에 비해 자금 여유가 있다는 증거다.

정석기업 중요도는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신사업 진출 등 기업가치 증대 작업에 착수한 만큼, 오너가가 챙기는 배당금이나 업적급 규모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석기업은 지난해 4월 부동산 개발과 분양을 사업목적을 추가한 데 이어 같은해 8월 자산(부동산) 매입을 결정했다. 직접적인 건설활동을 하는 것이 아닌, 마련된 토지에 도급을 주는 것이 골자다. 정석기업은 완공된 건물을 임대하거나 매매해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조만간 시공사 선정 등이 마무리되면 사업 윤곽이 또렷해질 것으로 본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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