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철 기자
등록 :
2020-06-04 17:30

수정 :
2020-06-05 11:16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 면담’ 결단한 윤종원…‘소비자 보호’ 선봉에 선다

윤종원, 8일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 면담…은행권 첫 사례
11일 이사회 예정대로 진행…대책위, 이사회 참관 가능성도
‘혁신TF’를 꾸리는 등 사태해결 ‘총력’…투자금 선지급도 검토
혁신금융·바른경영 키워드…소비자보호 총괄 조직 분리·독립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윤종원 IBK기업은행장과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사모펀드 피해 투자자들 간의 면담이 성사됐다. 펀드 판매사를 대표하는 은행장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난 첫 사례다.

기업은행은 4일 디스커버리 사모펀드 투자자 대표단이 지난 1일 요구한 윤 행장과의 면담을 오는 8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면담은 투자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은행 측은 전했다.

윤 행장은 “그동안 전무이사를 중심으로 ‘투자상품 전행 대응 TFT’를 운영해 왔지만, 6월 예정된 이사회 이전에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면담 요청에 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대책위가 공문을 보내 요구한 사항을 윤 행장이 수용한 것이다. 대책위는 이 자리에서 디스커버리 판매 과정의 불법적 사례를 직접 전달하고 피해자 중심의 문제 해결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일 예정된 이사회 참관과 발언 기회를 보장할지 주목된다.

아울러 윤 행장이 이 같은 요구에 실질적 대책을 내놓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기업은행은 일부 안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지난달 28일로 예정된 이사회 일정을 연기했다. 이사회에서는 환매 중단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 투자 피해자에 대한 구제 방안 등을 다룰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과 관련해서 이사회가 미뤄진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일부 안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서 이사회 일정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7년~2019년에 걸쳐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를 약 6792억원 정도를 판매했다. 이 펀드는 당시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914억원이 환매 지연된 상태다.

기업은행은 현재 전무이사를 단장으로 내부 테스크포스(TF)를 꾸려 해결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우선 투자금 일부를 투자자에게 선지급한 뒤 미국에서 자산 회수가 이뤄지는 대로 나머지 투자금을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윤 행장이 적극적으로 피해자와 면담에 나서는 것은 업계에서 첫 사례가 된다. 그동안의 관행을 볼 때 은행장 등 금융회사 CEO들이 금융 사고 피해자들과 직접 대면하면서 피해 사례와 관련한 면담을 나눈 적은 거의 없다. 면담을 진행해도 CEO보다는 부행장 등의 선에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윤 행장은 취임 이후 소비자 보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윤 행장이 내세운 경영방침은 ‘혁신금융’과 ‘바른 경영’이다. 윤 행장은 취임하자마자 ‘혁신TF’를 꾸리고 다양한 과제들을 발굴하고 있다. 또 윤 행장은 금융소비자보호 권익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기업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상품 개발부터 심의, 사후관리 등 상품판매 전 과정에서 고객보호기능을 강화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기존 소비자브랜드그룹에서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을 분리하는 조직개편으로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의 독립성과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한 것이다. 그룹 산하에는 소비자 보호 사전 조치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부’와 사후 관리를 위한 ‘금융소비자지원부’로 분리 운영해 고객 보호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수행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권익 강화를 위해 지난 5월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을 분리 독립하는 등 전행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투자 상품의 환매 지연에 따른 고객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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