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발 반도체 위기…삼성·SK 해법 찾을까

홍콩보안법 이슈 미·중 무역분쟁 한층 심각
미국, 홍콩에 부여한 특별 지위 박탈 검토
홍콩 경유 중국 수출하던 반도체 업계 고민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오늘 오후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며 반도체 업계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가운데 홍콩보안법이 통과할 경우 미·중 관계는 더 악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특허 장비 기술을 사용하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 시장을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국내 반도체 업계의 시름도 깊어질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나는 오늘 의회에 홍콩이 1997년 이전에 미국의 법이 홍콩에 적용됐던 같은 방식의 대우를 계속 보장받지 않는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홍콩에 부여하고 있는 경제·무역·비자 발급 등의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는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출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홍콩-본토 간 CEPA(경제협력동반자협정)를 활용한 관세 혜택, 낮은 법인세 및 우수한 금융·물류 인프라 등으로 홍콩이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에 중요한 경유지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홍콩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홍콩 경유를 포기하고 중국에 직수출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수 있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이 경우 미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부담이 커진다.

관세청에 따르면 홍콩은 지난해 우리나라 ‘10대 수출입 대상국’ 가운데 중국, 미국, 베트남 다음으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대홍콩 수출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 73.0% 달해 반도체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홍콩 시장에서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기준 홍콩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 73%, 컴퓨터 3.4%, 화장품 2.9%, 석유제품 2.7%, 석유화학제품 2.4% 순으로 집계됐다.

홍콩에 수출된 국내 제품은 대부분은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재수출되고 있다. 대체로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로 재수출되는 메모리 반도체 물량이 대부분이다. 2018년 기준 홍콩으로 수출된 우리 제품의 82.6%가 중국으로 재수출됐다. 이는 절세 혜택과 거래 편의성 등 때문이며 반도체의 경우 중국은 5만 달러 이상 거래할 경우 외환국 승인을 받아야 해 수출입 업체에 부담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중 갈등이 심각해짐에 따라 반도체 업계에서도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부터 최근 홍콩보안법까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지만 향후 상황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양한 대안방안을 고민 중이며 갈등이 심해져도 물류차질이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홍콩이 중국 수출에 있어 메리트가 있어 활용했으나 향후 불가능해진다면 당연히 비용증가가 발생할 것”이라며 “운송 경로와 항공편, 물류 창고 등이 이미 세팅돼 있는 상황을 쉽게 바꿀 수 없는 점도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홍콩보안법으로 기업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현재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어느 쪽에도 무게를 더 둘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미국의 대선이 열리기 전까지 양쪽 이야기를 듣고 최종 결정을 하지 않고 버티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숙 기자 jisuk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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