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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연합, ‘한진칼 유상증자’ 목소리 낸 2가지 이유

3자연합, ‘한진칼 유상증자’ 목소리 낸 2가지 이유

등록 2020.05.28 11:20

이세정

  기자

한진칼에 2차례 걸쳐 내용증명 발송“유상증자 참여할 수 있지만 3자배정 방식 거부”분쟁 부정여론 의식, 대한항공 정상화 의지 밝힌 셈조원태 측 새 아군 영입 따른 지분율 희석 방어 차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3자 연합이 대한항공 경영난 극복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 지분 방어에 나섰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3자 연합이 대한항공 경영난 극복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 지분 방어에 나섰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주주연합이 한진칼 유상증자 추진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현금 마련이 시급하다면 당장 유상증자를 추진하되, 제3자 배정은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3자 연합은 한진칼 주주로서 대한항공 경영난 극복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동시에, 지분 희석을 방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28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이 지난 22일 한진칼에 유상증자와 관련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지난달 말에 이어 두 번째다. 한진그룹 측이 앞서 보낸 내용증명에 무대응으로 반응하자 재차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자 연합은 내용증명에서 대한항공이 위기상황에 직면한 만큼 유상증자를 찬성하고, 자신들도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면 빠른 시일 내 절차를 밟으라고 강조했다. 다만 제3자 배정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공정한 방식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촉발된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가 1조2000억원의 긴급 지원을 발표하면서 항공사의 자발적인 자본확충과 재무개선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모기업인 한진칼 역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보통주 기준 대한항공 지분 29.96%(특별관계자 포함시 33.35%)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우리사주조합에 새로 발행할 주식의 20%를 우선 배정한 만큼, 한진칼이 소화할 물량은 약 2400억원 규모다. 하지만 이 경우 지분율 감소에 따른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3000억원 어치를 받아내기로 했다.

문제는 한진칼의 현금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248억원에 불과하다. 단기금융상품 968억원을 포함하더라도 1216억원 수준이다. 특히 4~5월 2달간 현금 흐름은 더욱 악화됐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한진칼은 보유 자산 매각과 담보부 차입 등의 방안을 활용해 현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유상증자와 관련해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도 선을 긋는다.

더욱이 조 회장은 지난달 “3자 연합과의 소모적인 지분 경쟁을 중단하도록 하고 당면한 위기 극복에 전념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하며 임시 휴전을 선언했다. 정부 돈까지 투입된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 여지를 줄 수 있는 행동을 취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3자 연합은 조 회장 측의 이 같은 계획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금 마련이 원할하지 않다며 급작스럽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제3자 배정은 기존 주주가 아닌 새로운 투자자를 지정해 신주를 인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새 주주가 등장하면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의 지분율은 낮아진다. 하지만 조 회장이 아군을 영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 세력이 커지게 된다.

3자 연합은 경영권 분쟁에 대한 시장 안팎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유상증자 흥행을 위해 한진칼 유상증자에 동참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조 회장 못지않게 대한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기원하고 있다는 의지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3자 배정이 아닌 주주 배정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세력 약화를 염두에 둔 행보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3자 배정 유상증자는 주주권익 침해라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 회장 측이 경영권 분쟁 목적이 아닌, 자회사 경영 회복을 주장한다면 양측간 법리다툼이 불가피하다. 과거 전례도 따져봐야 한다. 쉰들러는 2013~2015년 이뤄진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뤄졌다며 소송전을 벌였지만, 법원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손을 들어줬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진칼이 유상증자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현금을 마련할 것으로 윤곽이 잡힌 상태”라며 “그럼에도 불구, 3자 연합이 조 회장 측을 계속해서 압박하는 것은 경쟁우위에 올라서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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