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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금 살까, 싼 삼성전자 살까···고액자산가의 선택은?

비싼 금 살까, 싼 삼성전자 살까···고액자산가의 선택은?

등록 2020.05.25 16:06

고병훈

  기자

금값 연일 최고가 경신, 1g당 7만원 육박PB들 “삼성전자 관심 시들···안전자산 선호”金 투자 문의 쇄도···“지금보다 더 오른다”

비싼 금 살까, 싼 삼성전자 살까···고액자산가의 선택은? 기사의 사진

#“금 시세가 어떻게 되나요?”
고액자산가들이 주 고객인 서울 강남의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요즘 투자처를 찾는 고객들의 문의에 쉴 틈이 없다고 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한창이지만, 최근에는 “금을 사고 싶은데 시세가 어떻게 되느냐”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오를 대로 오른 금값, 지금 사도 괜찮나요?”
연초부터 금을 사뒀던 고객들은 “금값이 오를 대로 올랐는데, 지금 사도 괜찮냐”며 추가 매입을 문의한다. 한 고객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자 “가지고 있는 주식 일부를 처분하고 금을 매입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 가격은 6만9190원까지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4년 3월 한국거래소에서 금 현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고가다. 지난 18일에는 장중 한때 금값이 7만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 첫 시장이었던 1월 2일 종가 기준 금값이 1g에 5만686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5개월 만에 20% 넘게 올랐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최근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KRX금시장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금 거래량은 105.6kg으로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43.6kg)보다 14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국제 금값 상승도 자산가들의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5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5일 온스당 1753.4달러(약 216만원)까지 올랐다. 올해 들어 10% 이상 오른 금 가격은 지난달 중순 이후 줄곧 1700달러 선을 지키며 7년 6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발 빠른 고액자산가들은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와중에도 꾸준히 금을 사들이고 있다. 자산가들은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주식보다는 금이나 달러 등 안전자산을 더 선호한다는 게 PB들의 전언이다.

한 증권사 PB는 “자산가들은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3월과 4월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과 같은 국내 우량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증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삼성전자의 주가도 계속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최근에는 삼성전자 투자를 권유해도 크게 흥미가 없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코스피 반등장 속에서도 5만원 문턱을 쉽게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21%(100원) 오른 4만85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근 한 달 동안 4만8000원~5만원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는 갑갑한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저점인 지난 3월 19일(1457.64) 이후 이날까지 36.8%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13.7%)은 코스피 상승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등 우량주에 대해선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권한다. 향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반도체 사이클의 호전이 본격화되면 주가도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악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나아가 하반기 우려감도 있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호조세는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값의 경우 현 시세보다도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값이 랠리를 보이면서 내년 말께 온스당 3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현재 금 가격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했으나 여전히 원자재 내에서 금을 우선 추천하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 활동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고, 미중 무역 분쟁의 재점화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금 장신구 및 산업재 수요는 줄어들 수 있겠으나, 투자자산으로서의 금 수요 증가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은 경기회복을 위한 각국의 유동성 공급으로 안전자산 내에서 가장 선호되며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매력이 더 부가될 것”이라며 “세계 중앙은행들이 긴축 기조로 전환되기 전까지 금 가격은 추가 상승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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