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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에서 동지 된 조용병·김정태, 절박함이 서로를 불렀다

신한금융-하나금융, 글로벌 사업서 ‘맞손’
사업여건 악화 돌파구로 상호 제휴 선택
해외 시장서 국내 금융그룹간 경쟁 심화
발전적 경쟁 아닌 ‘제살 깎아먹기’로 변질
혁신적 시도로 이익 공유하는 새 길 모색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25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두 그룹 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글로벌 사업에 대한 업무 제휴에 나서기로 했다. 사진 왼쪽부터 지성규 하나은행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 공동제공

첨예한 경쟁만이 오가던 국내 금융그룹 간에 사상 첫 업무 제휴 사례가 나왔다. 국내 금융지주 순이익 1위 신한금융그룹과 3위 하나금융지주가 전격적으로 글로벌 사업에 대한 제휴를 선언했다.

전례가 없었던 국내 금융그룹 간의 첫 업무 제휴가 이뤄진 것은 그만큼 국내 금융권의 국내외 사업 환경이 좋지 않고 항구적 생존과 성장을 꾀하려면 기존의 틀을 벗어난 혁신이 필요하다는 CEO들의 절박함이 업무 제휴라는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25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두 그룹 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글로벌 사업에 대한 업무 제휴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지주회사 중심으로 금융그룹이 재편된 이후 국내 금융그룹끼리 해외 사업에 대한 업무 제휴에 나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번 제휴에 따라 두 그룹은 글로벌 사업 전반의 공동 영업 기회를 발굴·추진하고 각국 규제와 이슈 사항에 대해 공동 대응하며 신규 해외시장 공동 진출·공동 투자·해외 네트워크 공동 조성은 물론 기타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부문 교류·협력 등을 추진키로 했다.

전례가 없던 국내 금융그룹 간의 업무 제휴가 성사된 것은 현재 각 금융그룹이 마주하고 있는 사업 여건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사업 환경이 녹록치 않게 됐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사업 확장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국내 사업에서 거둘 수 있는 이익 확장에는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에 각 금융그룹은 경쟁적으로 글로벌 확장 전략을 펴왔다. 특히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글로벌 부문에서는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앞선 성과를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국내 금융그룹의 해외 공략 지역은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일부 지역에 국한되는 모습을 보여 왔고 그마저도 대부분의 공략 지역이 서로 중첩되다보니 각 그룹이 진출한 해외법인의 현지화와 대형화 속도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무엇보다 국내와 달리 사업 확장이 어려운 해외 시장에서 엇비슷한 내용으로 불필요한 경쟁을 펼치는 것은 서로에게 오히려 손해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과당경쟁이 자칫 제살 깎아먹기로 변질될 수 있기에 파격적인 선택이 필요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그동안의 과당경쟁을 반성하고 혁신적인 시도로 더 큰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 글로벌 부문의 업무 제휴라는 전격적 행보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용병 회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신한과 하나가 선의의 경쟁 관계를 극복하고 협력관계 구축을 넘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며 “두 그룹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불확실한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도 “이번 협약은 기존 두 그룹 간 단순한 선의의 경쟁관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두 그룹이 세계적 금융기관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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