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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천연가스 딜, 정영채 ‘신의 한 수’ 있었다

코로나 여파에도 해외 IB ‘빅딜’ 따내
부동산·인프라·대체투자 등 영토확장
IB조직 체계적 정비…해외투자도 강화

NH투자증권이 코로나19(신종 바이러스감염증)에도 ‘IB 명가’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글로벌 ‘큰 손’들과 손잡고 총 10조원 규모의 천연가스 딜을 따낸 것이다.

여전히 진행형인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해외 대체투자가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초대형 딜을 성공시켜 그 의미가 깊다. 무엇보다 대체투자의 ‘파워피플’로 불리는 정영채 사장을 대표로 내세웠던 NH투자증권의 ‘신의 한 수’가 엿보인다.

NH투자증권은 2018년 3월 ‘IB 대부’로 불리는 정영채 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당시 한국형 골드만삭스 육성 프로젝트인 초대형 IB(투자은행) 증권사가 생겨나는 등 IB가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NH투자증권도 정 사장을 발탁했다.

NH투자증권의 예상은 적중했다. 정 사장이 회사를 이끌면서 나인원한남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여의도 파크원 PF, 여의도 MBC 부지 개발 등 국내 주요 빅딜을 주도했고, 국내외 프라임급 실물자산 투자로 업계를 선도해왔다. 이 중 여의도 랜드마크급인 여의도 파크원 PF딜은 1천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려 업계를 놀라게 했다. 올해부터 NH투자증권은 여의도 파크원 53층 빌딩 주인이 된다. 이렇듯 정 대표는 주로 부동산 부문에서 업력을 쌓으면서 독주한 거나 다름없었다.

정 사장이 IB조직을 체계적으로 개편한 점이 NH투자증권이 투자금융회사로 성장시키는데 한몫했다. 2018년 5월에 그는 처음으로 조직개편을 실시했는데 당시 IB사업부를 1사업부와 2사업부로 확대시켰다. 당시 조직개편을 통해 제2사업부에 구조화금융본부와 부동산금융본부를 두고 프로젝트금융본부를 새로 만들어 부동산금융 확대에 대한 시동을 걸었다.

정 사장은 주력이었던 부동산 대체투자에만 안주하지 않았다. 조금씩 이번 ‘천연가스 딜’과 같은 해외 (인프라) 대체투자에서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2018년에는 미국 오하이오주 사우스필드 발전소(6억 달러, 6933억원) 딜을 따냈고, 작년에는 미시간주 나일즈 발전소(5억9천만 달러, 6817억원) 딜을 따냈다. 이 기간동안(2018년~2019년) 정 사장은 3조원이 넘는 규모의 금융주선권을 따낸 셈이다. 이 규모는 국내 업계 중 최대치였다.

이번에 따낸 ‘천연가스 딜’ 또한 국내 증권사가 투자한 인프라 딜 중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인프라 투자 중 최대 규모의 딜은 2018년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한화증권 컨소시엄이 투자한 프랑스 덩케르크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지분(40%·약 8500억원) 인수였다. NH투자증권은 UAE의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가 보유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지분 49%를 인수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투자 규모는 총 80억달러(약 9조8000억원)다.

NH투자증권이 참여한 컨소시엄에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 전문 사모펀드(PEF)인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GIP)와 이탈리아 인프라 펀드 운용사 Snam,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캐나다 대체투자 운용사 브룩필드,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 등 글로벌 큰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현재 최종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NH투자증권의 투자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인프라 투자는 오피스나 호텔 등 다른 대체투자 자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어, 향후 NH투자증권 실적에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그래도 정 사장은 연초 해외 대체투자를 더욱 강화시키기 위에 이에 걸맞는 조직개편을 새롭게 단행했다. 해외 자산과 대체투자 딜 소싱 관련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IB 부문에 대체투자 전담 ‘신디케이션(Syndication) 본부’를 IB1사업부 내에 신설했는데, IB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면 시장의 분위기를 정확히 살피고 투자자 네트워크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디케이션은 두 조직을 합쳐야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만든 조직이다. 즉 대체투자와 IB본부 두 조직을 연계한 조직이라고 보면 된다.

이미 정 사장은 2011년 우리투자증권 시절 IB사업부 대표를 맡고 있을 때, 신디케이션 조직을 만들었다. 시장정보를 빠르게 파악해 발행사에게 제안하는 등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정 사장이 내세웠던 ‘IB-신디케이션’ 연계 바람은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에도 불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NH투자증권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정 사장의 판단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고 있고, 이번 ‘천연가스 딜’은 초대형 IB로서 한국 투자가들의 투자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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