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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대한항공 유증 참여 현금 1천억 부족…어디서 끌어오나

대한항공 유증 배정물량 약 2400억 어치
지분율 약 3%P 감소…지배력 유지하려 초과 청약
현금 3천억 필요…동원 가능 총 현금 1893억 불과
지분·부동산 담보대출 유력…주금납일까지 2개월 남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최대주주 한진칼은 배정된 물량보다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 3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진칼이 현재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은 2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한진칼이 계열사 지분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진칼은 14일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대한항공이 진행하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한진칼 측은 “대한항공 보유 지분 가치를 유지하고 대한항공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진칼이 선제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 우선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주식(보통주 기준) 29.96%를 보유하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약 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면서 한진칼이 부담해야 할 자금은 2400억원 규모로 소폭 줄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현재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번 유상증자에 주주배정 물량 이상을 청약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칼이 배정 물량의 100%만 소화한다면, 대한항공 보유 지분은 2.91% 하락한 27.05%다.

한진칼은 종전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600억원을 투입, 총 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미청약 주식 비율을 줄여 대한항공의 자금 조달을 원할하게 진행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유상증자에 투입할 현금은 보유 자산 매각과 담보부 차입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지난해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523억원에 불과하다. 단기금융상품 1370억원을 포함하더라도 1893억원에 불과하다. 1000억원 가량이 부족한 셈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한진칼이 자회사 지분이나,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진칼의 대한항공 유상증자 주금납입일은 오는 7월20일까지로 두 달 넘게 남았다. 시간은 비교적 넉넉하다.

한진칼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어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오기는 힘들다.

더욱이 조원태 회장은 최근 3자 연합과의 소모적인 지분 경쟁을 중단하고, 대한항공 정상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전후 상황을 감안할 때, 위험을 감수하기보단 안정적인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진칼 관계자는 “매각과 차입 방안이 구체화하는 시점에 별도의 이사회를 열어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진칼 이사회는 이날 100% 자회사 한진관광이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8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의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사의 경영난을 돕기 위해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 주금납입일은 다음달 6일이다. 일각에서는 한진관광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현금 마련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진관광은 주주배정 후 미청약 실권주 대상 일반공모에 참가할 수 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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