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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4사의 불 보듯 뻔한 ‘실적 추락’ 고통

[유가 대폭락]정유 4사의 불 보듯 뻔한 ‘실적 추락’ 고통

등록 2020.04.22 15:52

수정 2020.04.28 08:27

임정혁

  기자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한숨’“1분기 영업손실 합하면 최대 4조원까지 적자 이른다”“정유 4사 세제 혜택 등 건의···정부는 관세 유예 검토”

정유 4사의 불 보듯 뻔한 ‘실적 추락’ 고통 기사의 사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사상 첫 마이너스로 폭락하면서 국내 정유 4사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눈앞에 다가온 1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2분기를 넘어 올해 적자가 깊어질 수 있다는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21일(현지시각) 기준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추락했다.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뿐만 아니라 6월물 WTI와 전 세계 유가 기준 지표인 북해산 브랜트유도 20달러 선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2001년 12월 이후로 18여년 만에 최저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세계 확산으로 매수세 자체가 사그라들면서 투매 장세에 빠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제마진도 5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반등시기를 점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를 뺀 가격으로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그런데 ‘마이너스 정제마진’이 지속되면서 정유사들은 제품을 생산할수록 적자가 쌓이고 있다.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대였던 유가가 20달러대로 급락, 국내 정유사들이 미리 사놓은 원유 재고평가 손실만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4사의 1분기 영업적자 추정액을 보면 SK이노베이션 7326억원, GS칼텍스 5800억원, 에쓰오일 4774억원, 현대오일뱅크 4700억원 수준이다.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해도 합계 2조2600억원 적자가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이들 정유 4사의 1분기 영업손실이 3조원에서 최대 4조대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오유나 선임애널리스트는 “국내 정유 4사는 2020년 1분기 유가급락과 정제마진 하락으로 약 3.2~3.6조원 수준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쇼크 이후에도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와 석유의존도 약화 등으로 수요위축과 중국지역 중심의 정제설비 공급 확대 등을 감안하면 2015~2016년과 같은 빠른 업황 회복이 재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꼽히는 2014년 4분기 영업손실 1조15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셈이다. 당장 다가올 2분기도 반등을 점칠 수 없어 공포감은 극에 달한 상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재고평가손실과 부진한 정제마진을 감안하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당장 오는 2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에쓰오일에 업계 관계자들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정유 4사 중 가장 먼저 에쓰오일이 실적을 내놓으면서 어느 정도 흐름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정유 4사 최고경영자(CEO)는 22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세제 혜택 등의 대책을 요청했다. 이들 CEO는 원유 수입 때마다 부과되는 각종 관세 완화를 골자로 세정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장관은 간담회 이후 “최근 정유업계가 처한 위기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정유업계의 위기극복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석유수입·판매부과금와 관세 납부유예 ▲석유공사 여유 비축시설 임대 ▲전략비축유 조기·추가 구매 등 정유업계 지원정책을 발표·추진해 왔다. 앞으로 ▲석유공사 비축시설 대여료 한시 인하 ▲석유관리원 품질검사 수수료 2~3개월 납부유예 ▲대규모 석유저장시설 개방검사 유예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전부 무관세인데 우리도 관세를 낮추거나 한시적으로 없애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 상황이 역대 최악이라는 데 이견이 없고 정부의 빠르고 신속한 대책이 긴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나온 정유 업계 요구를 취합해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지원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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