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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두산重 자구안’ 철통보안···“아시아나 때와 다르다”

채권단, ‘두산重 자구안’ 철통보안···“아시아나 때와 다르다”

등록 2020.04.14 15:49

차재서

  기자

채권단, 두산서 ‘자구안’ 받았지만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증권시장에 미칠 파장 고려한 조치 시나리오 따라 두산그룹 주가 요동“매각 등 구조조정안 수립에 부정적”

채권단, ‘두산重 자구안’ 철통보안···“아시아나 때와 다르다” 기사의 사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과거와 다른 엄중한 보안 아래 두산중공업의 자구계획 검토에 착수했다. 일단 코로나19 여파 속에 1조원의 자금 공급을 결정해 국책은행으로서 부담감이 크고, 사전에 정보가 흘러나갈 경우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전날 산업은행은 “두산 측이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와 관련한 재무구조개선계획을 채권단으로 제출했다”면서 “타당성과 실행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자금 상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 뒤 두산과 협의를 거쳐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산은은 자구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비밀에 부쳐달라는 두산 측 요청이 있었다는 이유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질적인 평가에 앞서 대주주 사재 출연이나 자회사 매각 등 자구안의 기본 골격을 공개했던 앞선 채권단의 행보와 분명 다른 구석이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1조6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금융지원 방안을 결정했을 당시 채권단은 금호그룹으로부터 자구안을 전달받자마자 계열주의 주식 담보 제공과 아시아나항공 매각 추진 등 일부를 공개한 바 있다.

더욱이 두산중공업 지원 건은 대주주가 ‘자구안’을 내놓기도 전에 ‘1조원 수혈 방침’이 떨어진 케이스여서 채권단으로선 ‘특혜’ 또는 ‘혈세 투입’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명분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었다.

그럼에도 채권단이 두산의 자구안에 대해 함구하는 것은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판단 때문으로 감지되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증시가 두산중공업의 구조조정 이슈와 맞물려 더 악화될 것 또한 우려하고 있다는 게 내부의 전언이다.

실제 증권시장에서 두산그룹 관련 주는 최근 들어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두산 측이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주요 계열사를 매각할 것으로 점져치는 탓이다. 일례로 2차전지용 소재를 생산하는 두산솔루스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5% 가까이 상승했다. 모 사모펀드로의 매각 소식에 20% 이상 급락했던 지난 10일의 시황과 대조적이다. 연료전지를 만드는 두산퓨얼셀도 동반 매각설에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이슈에 따라 주가가 요동친다면 향후 매각안을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짜는 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따라서 채권단도 두산과의 협상을 통해 두산중공업의 자구계획을 확정지을 때까지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요즘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 솔루스, 퓨얼셀 등 대부분이 상장사인데 두산그룹 소식이 흘러나올 때마다 이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면서 “사소한 발언이 구조조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채권단에서도 각별히 조심하는 게 아니겠나”고 귀띔했다.

물론 관건은 이번에 전달된 두산중공업 자구안이 채권단의 눈높이에 부합하느냐다. 공개되진 않았지만 현재 외부에선 두산 측이 자산매각과 오너가(家) 사재출연, 그룹 지배구조 개선 등 방안을 자구안에 담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을 비롯해 두산타워 등 부동산의 매각까지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 두산그룹은 입장 자료를 통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했다”면서 “두산중공업도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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